프리고진은 보내줬으면서…"바그너 놔둔 러 조종사들 처벌 위기"
러 군사블로거 "민간인 피해 우려로 발포 거부했는데…"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에서 바그너 용병단 반란 당시 발포 명령을 따르지 않은 공군 조종사들이 처벌 당할 위기에 직면했다고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발길을 돌려 러시아로 진입한 바그너 용병단이 수도 모스크바 인근까지 진격하는 과정에서 이를 놔둔 군부 주요 인사들에 대한 조사가 공군 조종사들로도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 입장을 대변하는 군사 블로거 '로마노프'는 "바그너 행렬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거부한 조종사들이 형사 입건될 위험에 처했다"면서 "최소 4명의 러시아 조종사가 인근의 민간 차량에 피해를 줄 것을 우려해 공격 명령을 거부했었다"고 전했다.
이 블로거는 그러나 해당 공군 조종사들의 이름이나 소속은 적시하지 않았다.
바그너 용병단이 러시아로 진입하도록 허용한 러시아 국경수비대원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우크라이나전에 투입됐던 수천 명의 바그너 용병단은 지난 24일 러시아로 진입해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를 장악한 뒤 모스크바로 진격하면서 진압에 나선 러시아군 헬기 6대와 일류신(IL)-22 공중 지휘통제기 1대를 격추했다.
이 과정에서 지휘통제기에 탑승했던 10명을 포함해 최소 13명의 러시아 군인이 숨졌다.
하지만 일부 러시아 공군 조종사들은 민간인 피해를 이유로 반란군에 대한 공격 명령을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측 군사 블로거들은 공격 명령을 거부한 공군 조종사들을 처벌하려는 움직임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반란 가담자들이 형사 소추를 면제받은 마당에 반란군에 대한 공격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공군 조종사들을 처벌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과 검찰은 당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반란에 나선 바그너 용병단을 반역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이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용병단이 형사 책임을 면제받고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망명하는 조건으로 반란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푸틴 대통령도 이 같은 타협안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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