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예상 상회' 실적전망 제시…"메모리산업 바닥 지나"
'AI 붐'에 올해 주가 34% 상승…시간외 거래서 3%↑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최대의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공급 과잉이었던 메모리 산업이 바닥을 지났다고 평가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6∼8월(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많게는 41억 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평균인 38억7천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발표했다.
3∼5월(회계연도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6% 감소했지만, 인공지능(AI) 산업 유행에 따른 수혜 속에 시장 예상치 36억5천만 달러를 뛰어넘는 37억5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 산자이 메로트라는 "메모리산업이 매출 측면에서 바닥권을 지났다고 본다"면서 "산업의 수급 균형이 점차 회복되면서 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PC) 수요둔화 속에 마이크론 반도체에 대한 주문도 급감했는데,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이 재고를 소진하면서 다시 반도체 구매에 나서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다만 마이크론은 올해 성장이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보지는 않으면서 전년 대비 PC 운송이 줄어들고 스마트폰 산업도 수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반도체 수급의 급격한 변동 시 업체들이 원가 이하에 판매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마이크론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강력한 경쟁상대와 맞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쟁업체들과 달리 마이크론은 미중간 지정학적 경쟁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마이크론 제품에 비교적 심각한 보안 문제가 있어 인터넷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면서, 중요한 정보 시설 운영자는 마이크론의 제품 구매를 중지하도록 한 바 있다.
메로트라 CEO는 이에 대해 "우리의 전망에 영향을 끼치고 회복을 느리게 만드는 중요한 역풍"이라고 평가했다.
또 "마이크론은 시간이 갈수록 이에 따른 영향이 경감되도록 작업하고 있으며, 전 분기 대비 매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다른 시장에서 점유율을 획득해 세계 점유율을 유지하는 게 목표이며 여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34% 급등한 마이크론 주가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3.01% 상승한 69.09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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