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 스리랑카에 속속 지원…세계은행도 7억달러

입력 2023-06-29 09:41
수정 2023-06-30 10:18
'경제 위기' 스리랑카에 속속 지원…세계은행도 7억달러

예산·복지 지원 용도…IMF·ADB 뒤이어 승인

경제 조금씩 회복 추세…금주 채무 구조조정 계획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세계은행이 29일 경제 위기를 겪는 스리랑카에 예산 및 복지 용도로 7억 달러(9천200억원) 지원 계획을 승인했다.

이중 약 5억 달러는 예산 지원이고, 나머지는 경제 위기로 최악의 타격을 받은 사람들을 위한 복지 지원용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세계은행의 스리랑카 담당 국장인 파리스 하다드-제르보스는 성명에서 "세계은행 그룹의 전략은 단계적 접근을 통한 조기 경제 안정화, 구조 개혁, 빈곤층과 취약 계층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이 된다면, 이러한 개혁은 이 나라를 친환경적이고 탄력적이며 폭넓은 개발을 향한 길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948년 영국에서 독립한 스리랑카는 최악의 경제난에 시달린 끝에 지난해 5월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로 접어든 바 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3월 약 30억 달러(약 4조원)의 구제금융을 승인하고,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지난달 말 3억5천만 달러(4천억원)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한 바 있다.

스리랑카는 세계은행과 ADB, 다른 다자 기구들로부터 최대 40억 달러(5조2천400억원)를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스리랑카는 이번 주에는 중국, 일본, 인도를 포함한 채권 보유국 및 다른 채권자들과 채무 재조정을 추진하기 위해 채무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구 약 2천100만명의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는 지난해 '국가 부도' 발생 후 74%까지 치솟았던 월 물가상승률이 국제사회의 지원 속에 최근 22%대로 진정되는 등 경제가 전반적으로 조금씩 회복세다.

스리랑카 중앙은행(CBSL)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이달 초 15% 가까이 되던 정책 기준금리를 2.5%포인트씩 인하했다. 스리랑카의 금리 인하는 2020년 중반 이후 3년 만이었다.

중국 등 주요 채권국에 대한 스리랑카의 채무 규모는 약 71억 달러(9조3천억원)로 알려졌다. 중국이 가장 많은 30억 달러이고, 인도 16억 달러(2조원), 일본 등 그 외 선진국이 24억 달러(약 3조원)라고 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스리랑카에서는 경제난에 분노한 시위대가 대통령궁을 습격하고, 대통령이 타국으로 도피하는 일마저 일어났다. 수십만개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인플레이션이 치솟으면서 국민 다수는 빈곤에 빠졌다.

현 스리랑카 대통령인 라닐 위크레메싱게는 지난 2월 의회 연설에서 올해 말이면 경제가 플러스 성장 궤도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가부도 상황이 2026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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