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銀 "달러 10년뒤 지배적 지위 유지하지만 영향력 약화"
OMFIF 보고서…"10년 후 외환보유고서 달러 비중 59→54%로 줄 것"
응답자 39% "10년 후 위안화 보유 늘릴 것"…보유 비중은 3→6% 전망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향후 전 세계 각국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가 계속 지배적인 비중을 유지하겠지만 그 영향력은 서서히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는 중앙은행 관계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싱크탱크 공적통화금융포럼(OMFIF)은 28일 '2023년 글로벌 공공투자자' 보고서를 통해 외환보유고 관리자 등 75개 중앙은행 관계자를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올해 각국의 외환보유고에서 평균적인 달러 비중은 2021년(56%)과 2022년(57%)보다 높은 59%를 기록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안전 자산 선호 때문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이후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탈달러화가 진행되면서 10년 뒤에는 달러 비중이 54%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통화 가운데 향후 10년 사이 보유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늘리겠다는 응답보다 많은 유일한 화폐도 달러였다.
OMFIF는 외환보유고 다변화 노력으로 인해 위안화와 유로화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는 시장 투명성과 지정학적 긴장 등을 이유로 중국 투자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겠다고 답했다.
향후 2년간 위안화 보유를 늘리겠다는 응답은 지난해 30%를 넘겼지만 올해 13%로 줄어들었다.
장기적으로 향후 10년 내에는 응답자 39%가 위안화 보유를 늘리겠다고 말해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보유 비중은 현재 3% 미만에서 10년 뒤 6% 정도로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보고서는 지난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투자 손실 등으로 인해 응답자 80%가 손실을 봤다고 답했다면서, 각국 외환보유고가 5%(약 7천250억 달러)가량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응답자의 85%는 1∼2년 사이 가장 큰 경제 우려 3가지 가운데 하나로 인플레이션을 꼽았고 69%는 세계적 경기 둔화를 꼽아 '스테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둔화)이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인플레이션이 1∼2년 이내에 주요 중앙은행 목표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본 응답자는 없었고, 응답자의 38%는 향후 12개월 이내에 경기 침체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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