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확장억제 협의체, 구성 가능성과 핵심 변수는

입력 2023-06-28 13:47
한미일 확장억제 협의체, 구성 가능성과 핵심 변수는

현재는 한미, 미일 양자 차원 확장억제 각각 구축돼 있어

8월 한미일 정상회담 논의 방향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이 참여하는 '3국 확장억제 협의체' 구성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초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미국 정부가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에 핵 억지력과 관련한 새로운 협의체 창설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보도의 핵심 내용은 '한미일 협의체 창설은 '핵우산'을 포함한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핵 억지력 관련 협조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정리된다.



미국이 3국 협의체 신설을 타진하는 배경은 쉽게 이해된다.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처럼 동맹국들과 집단적 확장억제 체제를 동아시아에도 적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현재 한국과 일본에 개별적으로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통합을 의미한다.

일단 한국과 미국, 일본의 움직임은 기민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4월 말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과정에서 한미 양국 정상은 핵협의그룹(NCG) 신설을 골자로 한 '워싱턴선언'을 도출했다. 미국과 일본도 지난 26∼27일 이틀간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양국 외교·국방 당국 국장급 협의체인 '미일 확장억제대화'(EDD)를 열어 전략적 억제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곧 가동될 NCG 외에 실장급 한미억제전략위원회(DSC), 차관급(외교·국방)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등이 가동되고 있다.

따라서 한미일 확장억제 협의체가 신설되는 쪽으로 논의가 된다면 한미, 미일 차원에서 각국 구축된 양국 확장억제 시스템을 나토의 핵기획그룹(NPG)과 유사한 집단적 확장억제로 확대하는 방안이 모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3국 확장억제 협의체 논의에는 여러 변수가 개입한다. 먼저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의 강화로 해석될 수 있어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한미 확장억제의 경우 주로 북핵 위협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는데, 3국으로 확장될 경우 북핵 요소의 집중도가 어찌 될지도 따져봐야 한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이 2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미일 3국 간 새로운 확장억제 메커니즘을 만들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동맹들과 매우 긴밀한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우리가 발표할 새로운 게 있다면 확실히 그렇게 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한 것도 이런 현재 상황과 연관돼있어 보인다.

이에 따라 8월 중 개최를 위해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이 각각 별도의 확장억제 체제를 구축한 상황에서 중국과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할 새로운 협의체 구성도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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