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용병 부대 일부 우크라 동부 전선 복귀…완전무장 상태"
英 가디언 보도…"아프리카 배치 전투원 수천명도 그대로 유지"
크렘린, 징계 결정 못한 듯…일각선, 프리고진에 "교수형·총살"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반란에 가담했던 일부 용병들이 26일(현지시간) 원래 주둔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진지로 복귀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 상황을 잘 아는 소식통은 이같이 전하면서 "전투원들이 군 행군(반란군의 모스크바 진격) 이후 재충전하고 먹고 장비를 수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들은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 같지만 여전히 완전 무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도 모스크바, 남부 도시 사마라, 시베리아 도시 노보시비르스크를 포함한 러시아 전역의 바그너 그룹 용병 모집 센터 5곳도 평소처럼 업무를 하고 있다고 센터 관계자들이 전했다.
사마라 지역 바그너 그룹 대표는 가디언에 "모든 것이 평소와 같고 업무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예비 용병들은 (러시아) 국방부가 아닌 바그너 그룹과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신저 앱 텔레그램의 친(親)크렘린계 채널 '리바르'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역에 있는 바그너 훈련 시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모든 소동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바그너의 용병 모집 캠페인도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아프리카 대륙에 배치된 수천 명의 바그너 그룹 전투원들이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아프리카 동맹국들에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바그너 그룹 용병 수천 명이 지난 주말 프리고진의 명령에 따라 반란을 일으키고 주둔지인 우크라이나를 떠나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하며 러시아군 헬기 최소 6대를 격추한 뒤에도 해산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크렘린궁이 아직 이 조직의 운명을 결정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군사전문가 데니스 코로트코프는 "사건이 너무 빨리 전개돼 프리고진과 바그너 그룹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면서 "프리고진이 수년에 걸쳐 바그너를 세계 여러 대륙에서 활동하는 막대한 세력으로 키웠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해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란군 철수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에 음성메시지를 올려 "바그너 그룹의 해체를 막고 우크라이나와의 전투를 망친 러시아군 수뇌부에 책임을 묻는 것이 목표였다"면서 "항의 시위 차원으로 (모스크바로) 간 것이지 정부를 전복시키러 간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러나 자신과 자신을 따르는 용병들의 소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반란 중단 협상의 합의 사항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자신의 벨라루시 망명 계획에 관해서도 확인하지 않았다.
러시아 측 인사들 사이에선 프리고진과 바그너 그룹을 성토하며 이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반군 여단 '보스토크'(동부군) 지휘관인 알렉산드르 호다콥스키는 프리고진이 러시아 정규군을 "돼지 군대"라고 부르곤 했다고 비난했다.
퇴역한 러시아군 특수부대 장교로, 인기 군사블로거로 활동 중인 이고리 스트렐코프는 "프리고진을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역시 퇴역 러시아군 중장이자 하원 의원인 안드레이 구굴료프는 TV 방송에서 "프리고진과 바그너 공동설립자인 드미트리 우트킨을 총살해야 한다"면서 "다른 선택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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