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투아네트 사생활 담긴 방, 베르사유궁 400주년 맞아 재개방
5년간 복원작업…앙투아네트가 사용한 물건도 전시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이 5년간의 복원 작업을 마치고 마지막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개인 처소를 27일(현지시간) 일반에 공개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곳은 루이 16세의 앙투아네트 왕비가 자녀들과 놀거나 친구들을 접대한 곳으로 내실과 도서관, 당구장 등을 갖추고 있다.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 성난 민중이 베르사유 궁전으로 쳐들어오자 앙투아네트 왕비가 왕궁의 침실 뒷문으로 빠져나가 처음 피신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번 재개관은 베르사유 궁전 건립 40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추진됐다.
복원 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역사학자와 연구자들은 이곳이 어떻게 생겼는지 고증하기 위해 당시의 기록을 살피고 자문하는 데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
그나마 1784년도 기록이 많이 남아 있어 도움이 됐다.
그 결과 왕비의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취향을 보여주는 금박과 비단으로 장식된 내실을 복원할 수 있었다.
앙투아네트 왕비가 사용한 물건들도 전시돼 있다.
베르사유 궁전의 유산 보존 담당자인 엘렌 드라렉스는 복원된 공간이 "앙투아네트의 이미지를 매우 정확하고 충실히 재현했다"며 "그녀의 대담함과 조급함, 최고만을 원했던 엄격한 기준, 최신 유행에 민감하고 변덕스러웠던 취향 등 그녀의 성격적 특징이 드러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카트린 페가르 베르사유 궁전 관장은 "이 완벽한 이미지를 복원하고 왕비의 공적 생활과 사적 생활의 연결고리를 엮어내는 데는 수년에 걸친 베르사유궁 큐레이터들의 인내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페가르는 "이들 방은 왕비의 몇몇 친구나 측근들만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 기껏해야 10명 정도만 관람할 수 있을 정도로 작다"며 "큐레이터들이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주의를 기울인 만큼 관람객들은 앙투아네트의 삶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간 약 700만명이 찾는 베르사유 궁전은 1623년 루이 13세가 800헥타르(800만㎡)가량의 사냥터를 확장하라고 명령하면서 궁전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이후 프랑스 절대 왕정의 상징인 '태양왕' 루이 14세 때 확장됐다.
루이 16세와 앙투아네트 왕비가 1789년 10월 6일 새벽 성난 군중에 등 떠밀려 베르사유 궁전을 떠나면서 프랑스 왕정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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