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증축용역 오보' KBS·TBS에 중징계
"KBS 주진우·TBS 김어준, 방송서 희림건축 증축용역 수주규모 부풀려"
방심위 의결…주진우 '박정희 비석 오기' 주장 민원은 전체회의로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서울중앙지검 증축 공사 설계 용역 공모에서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콘텐츠 후원 건축사가 선정된 것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보도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KBS와 TBS에 대해 법정제재를 의결했다.
방심위 방송소위는 27일 회의를 열고 KBS 1AM '주진우 라이브' 2022년 10월 18일 방송과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 2022년 10월 6일 방송에 대해 '주의'를 결정했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돼 중징계로 인식된다.
두 프로그램은 진행자 주진우 씨와 김어준 씨가 코바나콘텐츠를 후원했던 희림건축이 수주한 서울중앙지검 증축 공사 설계 용역비는 35억원임에도 해당 업체가 총공사비 774억원에 해당하는 용역을 모두 수주한 것처럼 언급해 민원이 제기됐다.
옥시찬 위원은 "방송의 핵심 내용은 김 여사께서 친하게 지내시던 업체가 공사와 관련해서 무언가 따냈다는 것인데, 물론 액수가 사실과의 괴리가 크지만, 법정 제재에 이를만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유진 위원도 "맥락을 보면 의도적으로 공사 규모를 부풀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과거 특혜 논란이 일었던 업체에 대해 방송이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우석 위원은 "영부인과 친하다는 이유로 1등 기업이 사업하면 안 되느냐. 이건 업무 방해다. 영부인을 공격하면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황성욱 위원도 "정권에 따라 한쪽 편을 드는 방송을 하는 건 좋지만 팩트는 정확히 해야 한다"고, 이광복 부위원장도 "사실을 호도한 데 대해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공영방송이면 더 치밀하게 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심위 방송소위는 '주진우 라이브' 지난해 10월 26일 방송분에 대해서는 위원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해 전체회의로 넘겼다.
해당 방송분은 진행자가 "박정희 대통령이 비석에 '민족정기'를 쓸 때 정신 정(精)자를 써야 하는데 바를 정(正)자를 썼다. 오타가 났다"고 언급했으나 '민족정기'의 '정'에는 정신 정(精), 바를 정(正) 모두가 쓰인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김우석 위원은 "이런 내용은 휴대전화에만 쳐도 나오는데 대통령 휘호를 오타라면서 그것도 확인하지 않은 건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했으나, 옥시찬 위원은 "보통은 바를 정(正)을 안 쓴다. 관점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