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국제화 노력에도 국제결제 비중 여전히 5위

입력 2023-06-27 10:35
중국, 위안화 국제화 노력에도 국제결제 비중 여전히 5위

위안화 5월 SWIFT 비중 2.54%…달러·유로·파운드·엔 다음

서방 러시아 제재 등 계기로 위안화 결제 증가세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위안화 국제 결제를 늘리려고 애쓰고 있지만,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에 밀려 결제 비중이 세계 5위에 머물고 있다.

29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전 세계의 은행 간 송금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5월 자료를 인용해 위안화의 국제 결제 비중이 2.54%로 5위였다고 전했다.

미 달러화는 42.60%, 유로화는 31.70%, 영국 파운드화는 6.47%, 일본 엔화는 3.11%였다.



차이신은 5월의 위안화 결제 비중이 전달(2.29%)보다 다소 커졌다고 보도했다.

위안화의 국제 결제 비중은 2021년 12월과 2022년 1월 2개월간 3.2%로 세계 4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그 이후 하락세로 반전됐다. 올해 1월 1.91%로 최저점을 기록한 뒤 2월 2.19%, 3월 2.26%로 반등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은 '달러 패권'에 맞설 목적으로 10년 전부터 위안화 국제화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석유·가스·구리·석탄·철광석 등 원자재의 국제 거래가 달러화 기준으로 책정되는 점 등으로 인해 위안화 결제 비중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로 작년 4월부터 러시아의 주요 은행이 SWIFT에서 제외되자 중국과 러시아가 양국 간 교역 시 자국 화폐로 결제하기로 합의하면서 위안화 결제 비중이 확대됐다.

중국은 러시아 루블화로 러시아산 석유·가스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대거 사들였다.

이에 따라 SWIFT를 대체하는 중국 국경간위안화지급시스템(CIPS)의 총결제 규모는 지난해 96조7천억 위안(약 1경8천500조원)으로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

특히 작년에 중국이 수입한 러시아산 원자재 금액은 880억 달러(약 118조원)로 52% 급증했으며, 이들 거래 결제의 상당 부분이 위안화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지난 3월 중국의 국제 거래에서 처음으로 위안화 결제 규모가 달러화를 제치고 가장 많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이외에 아르헨티나도 지난 4월 달러 보유 부담을 줄이려고 중국산 수입품을 위안화로 결제했으며, 중국 해양석유그룹이 지난 4월 28일 프랑스 토탈에너지로부터 아랍에미리트(UAE)산 원유 6만5천t을 사면서 대금을 위안화로 지불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작년 12월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 참석해 GCC 회원국들로부터 석유와 가스 수입을 늘리고 위안화로 결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 주석은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함께 미국에 맞선 다자주의 강화에 합의하고 양국 교역에서 달러 대신 자국 통화를 사용하는 데 합의했다.

브라질 업체는 중국과 무역에서 SWIFT 대신 중국에서 만든 CIPS를 이용할 수 있다.

중국은 아울러 주요 석유 공급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위안화를 대출해주면서 중국과의 무역 대금 결제용으로 사용토록 하고 있다.

kji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