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매체, 박진 '한중우호·소통' 강조에 '대미자주' 촉구

입력 2023-06-26 12:02
수정 2023-06-26 15:31
중국매체, 박진 '한중우호·소통' 강조에 '대미자주' 촉구

中 언론반응, 적극적 호응과는 거리 있어…한미공조 견제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박진 외교부 장관이 "중국과 척지고 지낼 이유가 없고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며 한중 우호 증진을 위한 전략적 소통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중국 내 반응은 적극적 호응이나 '맞장구'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관영 매체 환구시보 인터넷판은 25일 박 장관의 당일 연합뉴스 TV 출연 발언에 대해 '한중관계가 미국과의 관계에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 견해를 소개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아태·글로벌전략연구원 둥샹룽 연구원은 최근 미국과 일본에 접근하는 한국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한국은 대중국 관계를 미국과의 관계에 종속시켜서는 안 된다"며 "이는 중한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데 있어 기초"라고 말했다고 환구시보는 전했다.

또 베이징일보 계열 논평 채널인 '창안제(長安街) 지사'는 26일 박 장관의 발언과 관련한 글에서 한미 간 확장억제(핵우산) 강화 방안을 담은 4월 한미정상회담 합의인 '워싱턴 선언'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대 입장을 소개했다.

북핵·미사일에 대한 대응을 위한 한미 전략적 공조 강화와, 미국의 대한반도 군사력 투사 강화 약속이 중국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상황이 시정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이 채널은 또 한중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한국 내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소개하면서 "결국 막 긍정적 신호를 낸 한국이 시비를 판명할지, 아니면 계속 잘못된 길로 걸어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썼다.

앞서 박진 장관은 25일 연합뉴스 TV에 출연해 한중관계에 대한 질문에 "윤석열 정부의 입장은 중국과 척지고 지낼 이유가 없고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한중 우호 증진을 위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상호 존중과 호혜, 공동 이익에 기반해 성숙하고 건강한 한중 관계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한중관계를 냉각시킨 최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외교관으로서의 본분에 어긋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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