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우디 밀착…"양국 기업가협회 본부 홍콩에"
시진핑 12월 사우디 방문 후 관계 강화 이어져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밀착하는 가운데 양국 기업가 협회 본부가 홍콩에 설치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우디아라비아-중국 기업가 협회' 본부가 홍콩에 설립된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6일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홍콩이 사우디와 중국 여행객들 간 대면 만남을 위한 최적의 장소인 까닭에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사우디 여행객들이 중국 본토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비자를 얻어야 하는 등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지만 홍콩에는 무비자로 들어올 수 있고, 중국 기업가들 역시 사우디로 가는 것보다는 홍콩에 오는 게 훨씬 편리하다는 설명이다.
협회 본부의 홍콩 설립은 다음 달 2일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SCMP는 "홍콩이 중국과 사우디 간 관계 개선 속에서 양국 민간 영역의 연결 강화에 나섰다"고 짚었다.
사우디아라비아-중국 기업가 협회는 양국 정부 간 관계 증진과 민간 분야 협력을 촉진하고자 지난 2월 설립된 비영리 단체다.
사우디 통신정보기술부와 사이버안보·프로그래밍·드론(무인기) 연합이 지원하고 'eWTP 아라비아 캐피털'이 운영한다.
사우디텔레콤, 차이나모바일, 텐센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BOC인터내셔널, 알리바바 클라우드 사우디 등 100여곳이 창립 회원사로 이름을 올렸다.
협회는 양국 기업인 간 대면 교류와 상업적 관계를 촉진하고 상호 이해를 조성하기 위해 사우디와 홍콩에서 정기 행사를 조직할 계획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중국은 사우디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자 최대 원유 수입국이고, 사우디 역시 중국의 중동지역 최대 무역 상대국이자 세계 최대 석유 공급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은 지난해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우디를 방문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미국과 사우디 간 관계가 흔들리는 틈을 타 사우디와의 관계 강화에 나선 시 주석은 당시 사우디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만나 에너지·정보통신·인프라를 망라하는 500억 달러(약 65조원) 규모 협약을 체결했다.
그로부터 두 달 후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이 사우디를 찾아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홍콩 증시 상장 유치 등 양측 간 긴밀한 경제·무역 관계 구축을 위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당시 블룸버그 통신은 시 주석이 사우디와의 관계 강화에 홍콩이 힘을 보태라는 임무를 리 장관에 부여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지난 4월에는 아람코가 중국의 '롱쉥 석유화학' 지분 10%를 36억 달러(약 4조6천800억원)에 인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은 서방의 우려와 상관 없이 중국과의 협력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1일 리야드에서 열린 '아랍·중국 비즈니스 콘퍼런스'에 참석해 중국은 경쟁 상대가 아니라 협력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행사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사우디 방문 일정을 마친 직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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