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의회, 내달 3일 개원…차기 총리 선출은 '오리무중'
피타 전진당 대표, 미디어주식 보유 논란 등으로 난관 봉착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지난달 태국 총선에서 당선된 하원 의원들이 다음 달 3일 첫 회의를 연다.
차기 정부 출범 시계가 빨라지고 있지만, 누가 정권을 잡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25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왕실 관보는 다음 달 3일 마하 와찌랄롱꼰(라마 10세) 국왕 주재로 하원 개원식을 연다고 밝혔다.
하원은 개원 이튿날인 다음 달 4일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지난달 14일 열린 태국 총선에서는 파격적인 개혁 정책을 내세운 전진당(MFP)이 제1당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9일 선거 결과를 승인함으로써 하원 개원 일정이 확정됐다.
총선에선 하원 500석 중 전진당이 가장 많은 151석을 얻었고,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인 프아타이당이 141석을 차지했다.
전진당은 프아타이당 등 7개 정당과 연립정부 구성에 나섰다.
총리 후보는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다.
하원의장이 선출되면 하원과 상원이 공동으로 총리를 선출한다.
상원은 군부 정권이 임명한 250명으로 구성됐다.
총리 선출 투표는 다음 달 중순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떻게 전개될지는 오리무중이다.
가장 유력한 총리 후보인 피타 대표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이 많다.
일단 피타 대표가 상속받아 보유한 iTV 주식 4만2천주와 관련해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태국에서는 언론사 사주나 주주의 공직 출마가 금지돼 있다.
선관위는 피타 대표가 이를 알고도 출마해 선거법 제151조를 위반했는지 조사 중이다.
법원에 사건이 회부돼 제151조 위반으로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최대 10년형과 20년 정치 활동 금지를 받을 수 있다.
헌법재판소가 피타 대표의 의원 직무를 정지하거나 총리 후보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피타 대표는 iTV가 2007년 방송을 중단한 회사로 미디어업체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반대 세력이 자신을 제거하기 위해 이 회사의 현재 지위를 방송사로 조작하려 한다고도 주장했다.
사건이 형사법원으로 넘어가면 판결이 단기간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법적 불확실성이 상원 의원들에게 피타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명분을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연정 구성을 추진 중인 야권 8개 정당이 확보한 하원 의석은 312석이다.
총리 선출을 위해 피타 대표는 상원에서 64석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한다.
상원은 선관위 조사와 별개로 피타 대표 관련 논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세리 수완파논 태국 상원 정치발전·대중참여위원회 위원장은 피타 후보의 자산과 관련된 의혹, 출마 자격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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