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 반란' 바그너그룹 용병, 러군보다 장비 좋고 사기 높아"(종합)
용병 80%는 교도소 수감자 출신 악명…"탱크·전투기도 보유"
프리고진 "2만5천 전투 요원 싸울 준비"…크림반도 병합·우크라 전쟁서 역할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무장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그룹은 5만명의 전투원을 보유한 민간 용병 기업이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CNBC 등에 따르면 'PMC(민간군사기업) 바그너'라는 공식 명칭을 가진 이 기업은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그 이전에는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하는 비밀 조직이었다. 당시만 해도 특수 부대 출신 전투원 5천명가량을 보유했던 것으로 추산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바그너그룹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 1월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에서 5만명의 전투원을 지휘하고 있으며 전쟁에서 핵심 세력으로 부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바그너그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모병에 어려움을 겪었던 2022년 죄수들을 대거 전투 요원으로 채용했다.
미국도 바그너그룹은 전투원 5만명을 보유하고 있고, 이 중 4만명이 교도소 수감자였던 것으로 추산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바그너 용병들은 동부 지역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 군과 격전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바그너그룹이 어느 정도 전력을 유지하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바그너그룹 용병이 오랜 전쟁에 지친 러시아군보다 좋은 장비를 갖췄고, 사기도 높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텔레그래프는 죄수 혹은 전직 러시아군 출신인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전반적으로 강인하다고 설명했다.
용병들은 녹슨 장비와 구형 군복을 받는 러시아군보다 잘 무장돼 있으며, 최근 거둔 승리로 사기도 높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바그너그룹은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의 신형 공격용 헬기인 Ka-52 3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바그너그룹은 다수의 탱크를 포함한 기갑 병력을 보유했고, 전투기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외신들은 16개월간 이어진 전쟁으로 인한 부상자가 2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신문은 25만명 규모의 러시아 징집병은 군사 훈련 정도와 장비 수준이 낮고, 34만명 규모 국경수비대의 전투 능력도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푸틴의 친위대인 러시아 연방경호국(FSO) 소속 5만 병력은 바그너그룹 용병보다 전력에서 우위를 점한다고 덧붙였다.
용병들은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전략적 요충지 바흐무트에서 8개월간 격전을 벌였고, 지난달 해당 지역을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바그너그룹은 상당수의 병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61)은 지난 23일 "2만5천명의 전투 요원이 이 혼란을 끝내기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바그너 그룹의 전투력이 과장됐으며 러시아 정규군의 방어를 물리치고 모스크바에 입성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마크 갈레오티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명예교수는 선데이 타임스 기고문에서 아프리카 등에 파견된 병력을 제외하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있는 프리고진의 병력은 1만명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더욱이 모스크바 주변에는 제4근위대 '칸테미르' 탱크사단과 제2근위대 '타만' 기동소총사단 등 정예 부대들이 겹겹이 배치돼 있고 준군사조직인 국가근위대, 무장 경찰, 크렘린 경호대 등도 수도 방위에 가세하고 있어서 러시아 정규군은 증원군이나 공중 전력을 제외하고도 이미 규모 면에서 바그너 그룹을 능가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에서 민간 용병 기업을 차리는 것은 불법이지만, 바그너그룹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본사를 두고 있다.
영국 안보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새뮤얼 라마니 연구원은 BBC에 "바그너는 러시아 내에서 공개적으로 전투원을 모집하고 있으며, 현지 언론에서 주로 애국단체로 묘사된다"고 설명했다.
프리고진은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을 가진 부유한 사업가로 푸틴의 최측근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이 즐겨 찾는 식당을 운영한 그는 푸틴 대통령의 만찬과 크렘린궁에서 열리는 연회까지 도맡으면서 이런 별명을 얻었다.
그는 용병을 이끌고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선에서 싸웠지만, 러 군부를 향한 불만이 쌓이면서 끝내 완전히 등을 돌렸다.
바그너그룹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우크라이나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친러시아 분쟁 등에 투입돼 전투 작전을 벌이며 러시아 정부를 도왔다.
2015년 바그너 용병들은 시리아에서 알아사드 정권을 도와 반군과 싸웠다.
이들은 리비아·말리·중앙아프리카 공화국 등지에서도 세력을 유지하며 다이아몬드·금 광산 사업에 관여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2021년 전쟁 발발 직전에는 '가짜 깃발' 작전을 벌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한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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