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밀착' 러시아, 최고 연구기관에 '시진핑사상 연구실' 설치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러시아가 최고 연구기관 안에 '시진핑 사상'을 전문적으로 탐구하는 연구실을 설립했다.
23일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러시아 과학아카데미(RAS) '중국과 현대 아시아 연구소'는 지난 21일(러시아 현지시간) '중국 현대 이데올로기와 시진핑 사상 연구실'을 모스크바에 설치했다.
이 연구실의 목적은 러시아 내 관련 전문가와 학자를 모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창해온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것이라고 신화사는 전했다.
'중국과 현대 아시아 연구소'의 키릴 바바예프 소장은 "시진핑 사상은 완전한 과학 체계"라며 "러시아는 현대 중국의 국가 건설의 사상적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와 기업, 학계 인사들 사이에서 시진핑 사상을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연구실의 연구 대상은 정치, 경제, 외교, 군사, 생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으며 첫 성과는 2025년 전문 서적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RAS는 러시아제국 시절인 1724년 설립된 러시아 최고의 연구기관이다. 기초과학과 응용과학뿐만 아니라 사회과학도 연구한다. '중국과 현대 아시아 연구소'는 1966년 만들어졌으며 남북한과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지역별 연구센터를 산하에 두고 있다.
중국 연구는 원래부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중러관계 등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더 세분돼있었지만 최고 지도자의 이름을 넣은 연구실까지 만든 것은 이례적이다.
러시아의 이런 행보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경쟁으로 서방 진영과의 대립선이 명확해진 상황에서 더욱 가까워진 중국·러시아 관계의 일면으로 풀이된다.
2017년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공식적으로 제기된 시진핑 사상은 공산당 영도 강화, 국가 안보 강화, 법치주의, 민생과 복지 개선 등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 입법법 개정으로 법률을 만들 때 지도 이념(기준점)으로 삼는 이론·사상에 포함됐고, 당과 정부를 넘어 학교에서도 시진핑 사상 학습 운동이 대대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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