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의 배짱?' 아르헨, 미국에 "빚 상환일 연장 IMF 설득 좀"
채무 협상 요건 완화 안간힘…"중남미 6개국 정상도 바이든에 서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거액의 채무를 진 남미 아르헨티나가 대출금 상환일 조정을 위해 미국에 SOS를 요청하고 나섰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IMF와의 협상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요청하는 우리 정부에 중남미 6개국 정상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브라질),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멕시코), 가브리엘 보리치(칠레), 구스타보 페트로(콜롬비아), 루이스 아르세(볼리비아),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파라과이) 등 6명의 대통령 이름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천문학적인 인플레이션과 외환 위기로 수년간 어려움을 겪으며 '9차례 디폴트(채무 불이행)'의 불명예 기록을 쓴 아르헨티나는 현재 IMF의 440억 달러(57조원) 규모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의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당장 이날까지 갚기로 했던 27억 달러(3조5천억원)를 이달 말까지 유예해 줄 것을 원하고 있다.
정부는 그 이유로 "극심한 가뭄 상황에서 IMF가 협정의 일부 변수를 검토하지 않는 것은 유동성 문제를 지급 능력 문제로 바꿀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아르헨티나 일간지 클라린과 라나시온은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돈줄'인 콩과 옥수수 등 생산량이 크게 떨어지면서 수출액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나온 고육지책이라고 현지 매체는 분석했다.
되레 '채무자' 입장에서 이번 주 만기 부채 상환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엄포를 놓는 형국이다.
아르헨티나는 IMF를 움직이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에 지원을 청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가 워싱턴DC로 직접 가 설득을 부탁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아르헨티나 정부가 '상환 의지'를 보이기 위해 일단 다음 주 초에 27억 달러 중 부분 지불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고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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