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때 어린이 죽인다"…유엔, 러시아 '수치의 명단' 등재
우크라 침공 이후 작년에 477명 살해되고 909명 장애
우크라군도 일부 책임…유엔총장 "사례 많다는 점에 충격"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유엔이 분쟁지 어린이 처우를 평가한 보고서에서 러시아를 '수치의 명단'(list of shame)에 올렸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어린이 공격을 지적하며 이 같은 내용을 연례 보고서에 기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에서 어린이에게 자행된 심각한 위반 건수가 많다는 데 경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학교, 병원, 보호될 인력에 대한 공격이 많다는 점, 러시아 정부군, 부속 무장조직이 살해하거나 불구로 만든 어린이가 많다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에 쳐들어간 뒤 국토 20% 정도를 점령한 채 침공전을 지속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군인과 군사시설뿐만 아니라 민간인과 대중시설도 공격해 전쟁범죄를 자행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보고서는 러시아군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군도 어린이를 해쳤다고 지적했다.
작년에 살해된 우크라이나 어린이 477명 가운데 136명은 러시아 정부군과 부속 무장조직, 80명은 우크라이나군 때문이었다.
장애를 입은 어린이는 909명으로 518명은 러시아 쪽, 175명은 우크라이나 쪽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유엔 사무총장이 러시아를 '수치의 명단'에 올림으로써 어린이를 겨냥한 끔찍한 위반의 책임을 묻고 있다"며 이번 보고서를 지지했다.
HRW는 "우크라이나 어린이 수백명이 아파트 등 민간시설을 겨냥한 명백히 무차별적인 러시아의 공격에 살해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다음 주 발간에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들에 미리 배포됐다.
보고서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민주콩고, 소말리아, 시리아, 아이티 등 분쟁지에서도 어린이에 대한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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