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대선 D-3…'지지율 1위' 낙마 속 후보 20여명 난립

입력 2023-06-23 03:50
과테말라 대선 D-3…'지지율 1위' 낙마 속 후보 20여명 난립

대부분 중도나 우파 후보…과반 지지자 없어 1·2위 8월 결선 전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중미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과테말라(1억4천900여명)에서 오는 25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가운데 후보들이 막바지 집중 유세를 펼쳤다.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비롯해 일부 후보들의 '강제 낙마' 논란 속에 무려 22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이번 대선은 과테말라 정치의 앞날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과테말라 최고선거법원(TSE)은 마지막 선거유세일(23일)을 하루 앞두고 유권자 이동 편의와 투표용지 배분 등 선거를 위한 점검을 마무리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선거에 후보로 정식 등록된 사람은 모두 22명(부통령 후보 포함 44명)이다. 대부분 중도 또는 우파 계열이다. 과테말라 대통령 임기는 4년 단임제여서, 현 대통령이 다시 출마할 수는 없다.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는 후보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산드라 토레스(알바로 콜롬 전 대통령의 전 부인), 중도 우파의 에드몬드 물레트(반기문 사무총장 당시 유엔 아이티안정화지원단장), 우파인 수리 리오스(군사독재를 이끈 에프레인 리오스 몬트의 딸) 등 3명이다.

과테말라 유력 일간지인 프렌사리브레는 지난 5∼14일 전국 1천202명을 대상으로 프로다타에서 시행한 대면 설문조사 결과 토레스와 물레트가 1∼2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수리 리오스는 3위권이다.



현지 매체는 여론조사 지지율 흐름으로 볼 때 1차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하는 후보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이 때문에 8월 20일로 예정된 결선에서 당선인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 결선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과테말라에서는 1차 투표에서 1위 후보가 과반을 얻으면 당선이 확정된다. 그렇지 않으면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벌이게 된다.

이번 대선은 30여년의 군사 독재를 종식한 1985년 민주화 이후 10번째 선거이지만, '민주주의 제도의 퇴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주요 후보들이 중도에 낙마한 게 그 배경이다.

과테말라에서는 원주민 운동가 텔마 카브레라와 알바로 아르수 전 대통령의 아들인 로베르토 아르수가 각종 절차상의 문제로 선거법원에 후보등록을 못했다.



이어 중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사업가이자 유명 인플루언서인 카를로스 피네다마저 "전당대회에서의 후보 선출 및 지명 절차에 심각한 흠결이 있다"는 이유로 후보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휴먼라이츠워치를 비롯한 국제 인권 단체는 "과테말라가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잃는 과정을 겪고 있다"라거나 "독재정치로 퇴보할 것"이라는 우려와 경고를 내놓은 바 있다.

대선 출마가 좌절된 이들은 지지자들과 함께 무효표 운동을 비롯한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여서, 후폭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적 불안정이 이어질 경우 지금도 사회 문제로 지적되는 서류 미비 이주자(불법 이주자)의 미국행 흐름은 더 가속할 가능성도 있다.

과테말라에서는 총선 및 지방선거도 대선과 함께 치러진다. 국회의원 160명과 지방자치단체장 340명을 새로 뽑는다. 최고선거법원 기준 유권자는 935만6천796명이다.



◇ '마야문명의 후손' 과테말라…대만의 13개 수교국 중 한 곳

북쪽으로는 멕시코, 남쪽으로는 엘살바도르·자메이카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동쪽에는 벨리즈, 서쪽에는 태평양이 있다. 면적은 10만8천㎢로, 한반도의 절반 정도다.

과거 마야 문명이 자리했던 곳으로, 국토의 60% 이상이 산악 지역이다. 수도는 과테말라시티다.

2021년 과테말라 중앙은행 보고서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천25달러(652만원)로, 같은 해 한국(3만4천983달러·4천544만원)의 1/7 정도다.

우리나라와 1962년 10월 24일에 수교했다. 한국의 주요 무상 공적개발원조(ODA) 국가 중 하나다. 현재 6천여명의 재외국민이 살고 있다.

외교적으로는 대만의 13개 수교국(교황청 포함) 중 한 곳이기도 하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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