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쿠릴열도 이투루프섬에 학생 400명 규모 학교 신설
오는 9월 개교…쿠릴열도 남단 4개 섬 실효지배 강화 조치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가운데 한 곳에서 학생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학교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22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 사할린주 정부는 오는 9월 1일 쿠릴열도 남단 이투루프섬 내 쿠릴스크시에서 학생 400명이 다닐 수 있는 학교가 문을 연다고 밝혔다.
3층 규모에 정보과학과 물리학, 언어 등을 배울 수 있는 교육 시설을 갖춘 학교 건물 공사는 현재 끝난 상태며, 책상과 의자 등 교육에 필요한 기자재도 조만간 배치될 예정이다.
사할린주 정부 관계자는 "쿠릴스크시 중심지에 위치한 학교의 교육시설 면적은 3천500㎡ 이상으로 쿠릴열도 내 학교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쿠릴스크시 인근 마을에서도 학생 132명이 다닐 수 있는 학교가 문을 열었다"며 "이투루프섬에는 많은 어린이가 있으며, 일반 교육기관에 대한 수요를 완전히 충족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는 9월 개교를 앞둔 쿠릴스크시 학교 건립은 러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쿠릴열도 사회·경제적 발전' 프로그램의 하나로 이뤄졌다.
러시아 정부는 해당 프로그램에 따라 올해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에 속하는 쿠나시르와 시코탄 등 2개 섬에도 유치원 2곳을 개원할 예정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 후 서방 제재에 적극 동참하는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려는 조치로도 받아들여진다.
앞서 지난 3월 러시아는 쿠릴열도 개발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쿠릴열도 남단 지역에 대공 방어 시스템 등을 배치해 군사 주둔을 강화하고, 적 침투를 가장한 군사훈련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쿠릴열도는 일본 홋카이도와 러시아 캄차카반도 사이에 펼쳐진 1천300㎞에 달하는 도서군으로,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이 가운데 쿠나시르, 이투루프, 하보마이 군도, 시코탄 등 열도 남단 4개 섬을 '북방영토'라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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