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빈방문 모디에 '전문직 비자 간소화' 선물 내놓나
로이터 "전문직 취업비자 미국서 연장 허용할 듯…인도 최대수혜"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 정부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국빈방문에 맞춰 미국 내 전문직 외국인 노동자의 취업비자 연장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의 '선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 미 국무부가 이르면 22일 인도와 다른 외국 출신 노동자들이 지닌 '전문직 취업 비자'(H-1B)의 미국내 연장을 허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행 H-1B 비자의 최초 유효기간은 3년이고 한차례 연장해 6년까지 미국에 거주할 수 있지만, 본국으로 일시 귀국해 비자연장 조처를 받아야 했는데 이를 대폭 간소화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2004년부터 비이민 비자를 미국 내에서 연장할 수 없도록 해 왔는데 일부나마 이를 허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통은 이러한 조처가 향후 수년간 지속적으로 확대될 시범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무부가 H-1B 비자의 미국내 연장을 재허용한다면 최대 수혜국은 인도가 될 전망이다.
현재 미국 정부가 연간 내주는 H-1B 비자는 총 8만5천개이고, 2022 회계연도 기준으로 H-1B 비자를 소지한 외국인 노동자는 약 44만2천명인데 이중 무려 73%가 인도 국적자여서다.
올해 초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해고가 이어지면서 추방 위험에 내몰렸던 외국인 노동자 중 상당수도 H-1B 비자를 지닌 인도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H-1B 비자 노동자들은 취업 기간에만 미국에 머물 수 있으며 실직한 경우 60일 안에 새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추방된다.
미국에서 H-1B 비자를 많이 이용하는 기업으로는 아마존, 알파벳, 메타 등과 함께 인도 정보통신(IT) 대기업인 인포시스, 타타 컨설턴시 등이 꼽힌다.
로이터 통신은 H-1B 비자와 주재원 비자(L-1) 등의 미국내 연장이 재허용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심각한 적체 현상을 보여온 해외 미국공관의 비자 발급·연장 업무 부담이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미 국무부 대변인은 시범 프로그램의 개시 시점이나 대상이 되는 비자의 종류 등을 묻는 말에 답변하지 않았고, 미 백악관 역시 관련 질문에 언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20일 닷새 일정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 모디 총리는 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 데 이어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구 대국인 인도와 관계 강화를 추진해 왔으며, 이는 잠재적 적국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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