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산 슈가애플 수입 재개에 대만 정부 "갈라치기 전술"
중국 "국민당 요구 수용"…대만 당국은 "국민당 띄우려는 정치적 의도"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이 대만 야당 국민당 인사들의 요구를 수용, 대만산 열대과일 번여지(슈가애플)의 수입을 21개월 만에 재개하자 대만 정부가 대만 내부 분열을 목적으로 한 통일전선 전술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21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집권 민진당 정부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전날 중국 해관총서(세관)의 대만산 번여지 수입 재개 발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전날 중국 당국은 2021년 9월 수입을 금지한 대만산 번여지 수입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과 국민당 소속 라오칭링 타이둥현장 등 대만 야당 인사들과 농민들이 줄곧 번여지 수입 재개를 요청해왔다"며 국민당의 역할을 부각했다.
국민당도 지난 16∼17일 중국 푸젠성에서 열린 해협포럼 행사에 참석한 샤 부주석이 쑹타오 중국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을 만나 번여지 수입 재개를 요청했고 중국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MAC는 중국이 수입 재개 대상인 대만 내 번여지 재배 과수원과 포장업체를 남동부 타이둥 현 내 각각 25곳과 3곳으로 제한했다면서 이는 다른 지역에 대한 차별 대우라고 지적했다.
또 이처럼 선택적인 번여지 수입 재개는 경제적 이익을 이용해 대만 사회의 분열을 조장하는 통일전선전술 행위이며, 중국과 대만 사람들의 심리적 간극을 더 벌릴 뿐이라고 주장했다.
대만 농업위원회(COA)도 "수입 재개 조치가 적용되는 업체는 대만 번여지 관련 산업의 3% 미만"이라면서 중국 측이 '양안 농산품 검역 협력 플랫폼'에 복귀해 수입 재개를 전체 과수원과 포장업체로 확대하는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국민당에 모든 '공'을 돌리기 위해 고의로 수입 재개 발표 시점을 맞췄다며 "대만산 농수산물의 수입 금지와 재개가 모두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집권 민진당은 중국과 각을 세우며 미국과 군사·경제적 협력 관계를 강화해온 반면 야당 국민당은 중국 당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며 중국과 밀착해왔다.
중국은 2021년 3월 대만산 파인애플에서 유해 생물이 검출됐다며 수입을 금지한 데 이어 그해 9월에는 대만산 번여지와 롄우(왁스애플)도 수입 금지 품목에 추가한 바 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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