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티누부 대통령, 군·경 지휘부 대폭 개편
연료 보조금 폐지·환율 통합 약속 등 개혁 박차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군·경 지휘부를 대폭 개편했다고 현지 일간지 뱅가드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성명을 통해 국가안보보좌관, 국방참모총장, 육군참모총장, 해군참모총장, 공군참모총장, 경찰청장, 국방정보국장, 관세청장 등을 새로 임명했다.
이 밖에 군 주요 부대의 지휘관을 교체하고 모든 정부 부처와 기관, 공기업의 이사회를 해산하는 등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달 29일 취임한 티누부 대통령이 이처럼 대대적인 군·경 개편에 나선 것은 만성적인 안보·치안 불안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라고 신문은 전했다.
티누부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불안한 치안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아무런 발전을 이룰 수 없다며 안보와 치안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치안 불안과 폭력 속에서는 번영도 정의의 실현도 불가능하다"며 "우리 정부는 안보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문제 해결을 위해 안보 원칙과 구조를 완전히 개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보안 인력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며 "인력 보강은 물론 더 나은 훈련과 장비, 급여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나이지리아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보코하람과 그 분파인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ISWAP) 등 북부의 반군, 동남부의 분리주의 세력 등 다양한 안보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인질 몸값을 노린 납치와 강도, 중부의 유목민과 농민 부족 사이의 충돌 등 치안 불안도 여전하다.
뱅가드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나이지리아에서 각종 폭력 사태로 숨진 사람은 9만8천83명으로 10만 명 가까이 달한다.
무함마두 부하리 전 대통령의 첫 임기(2015∼2019년) 동안 2만7천311명이었던 사망자 수는 두 번재 임기(2019∼2023년 5월)에 3만5천800명으로 30% 넘게 늘었다.
티누부 정부가 들어선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8일 사이에도 전국에서 최소 325명이 숨지고 150명이 납치되는 등 폭력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티누부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 3주간 작년에만 100억 달러(약 12조원)가 소요된 연료 보조금을 폐지하고, 중앙은행 총재를 경질하면서 고시 환율과 시장 환율의 통합을 약속하는 등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나이지리아 국채의 반등으로 이어졌고, 주식 시장은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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