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확대로 美 GE, 러 화력발전소 터빈 유지보수 중단 방침
'엔지니어링 서비스 공급 금지' 美 제재 확대안 18일 발효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확대로 미국 에너지 장비 제조기업들이 담당했던 러시아 내 화력발전소 터빈 등에 대한 유지·보수 작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러시아에 엔지니어링 서비스 공급을 금지하도록 하는 미국의 제재 확대안이 지난 18일부터 발효됐다.
이를 두고 러시아 연료·에너지 산업 분야 한 소식통은 이번 조치는 특히 러시아 내 화력발전소 가스·증기 터빈 유지 보수 등을 수행하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GE가 제작한 터빈은 열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러시아 내 각종 화력발전소에 설치돼 있다. 이들 발전소의 전체 용량은 5GW(기가와트)다.
또 GE가 제공하는 서비스 계약은 원격 모니터링과 컨설팅, 해외 엔지니어가 참여하는 점검, 예비 부품 수리·교체 등을 포함한다.
다른 소식통은 "미국의 제재 확대로 향후 GE가 러시아 내에 유사품이 없는 순정 예비 부품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유사한 상황은 우크라이나 사태 후 독일 지멘스가 러시아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했을 때도 발생했다.
러시아 기업들은 현재 지멘스를 대신해 우호국들에서 대체 부품을 구입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이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는 가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새 제재안 발효 후 GE는 러시아에 더 이상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코메르산트에 밝혔다.
또 "미국의 새로운 제재 패키지가 러시아 내 작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포괄적인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GE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은 이번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아직 GE로부터 미국의 새 제재 이행에 관한 공식적인 설명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메르산트는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의 새 제재에 따라 향후 미국의 에너지 장비 기업들은 해외 전문가들이 러시아 내 점검·수리 활동을 위해 사용하는 설계도와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접근도 차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산업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석유·가스산업 및 기타 산업 분야를 포함해 러시아에는 다양한 용량의 외국산 터빈 1천700개 이상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천300개 터빈은 러시아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유지·보수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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