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투스 너마저" 카이사르 암살 장소 걸을 수 있다…일반 공개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고대 로마의 정치가인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암살된 장소 위를 일반인들도 걸어볼 수 있게 됐다.
19일(현지시간) AP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마 중심부 유적지인 '라르고 아르젠티나(아르젠티나 광장)' 일대에 산책로가 조성돼 20일부터 일반인들에게 공개된다.
이 광장은 카이사르가 정치가로서 활동하다 원로원 의원 등에게 암살된 장소와 신전 등 고대 로마 유적이 있는 곳이다.
이전까지 관광객 등 일반인들은 광장 주변을 둘러싼 보도에서 유적을 내려다봐야 했다.
그동안 일대에 사는 길고양이들만 유적 안까지 들어갈 수 있었으나 이번에 도보 산책로와 야간용 조명 등이 마련되면서 일반인들도 유적 위를 거닐게 됐다.
카이사르가 암살된 곳으로 추정되는 곳은 광장 내부 유적 가운데 '쿠리아 폼페이'의 토대와 벽의 일부다. 쿠리아 폼페이는 당시 로마 원로원 개최 장소로 쓰이던 대형 회의장이다.
종신독재관이 된 카이사르는 기원전 44년 3월 15일 원로원 회의에 참석하러 갔다가 공화정 지지자들의 칼에 찔려 숨졌다.
암살자 무리 가운데 측근인 브루투스를 발견한 카이사르가 쓰러지면서 "브루투스 너마저도"라는 말을 남겼다는 설이 유명하다.
고고학자들은 고대 문서에 언급된 것과 같은 위치에 있는 변소의 흔적을 발견하고 이곳이 쿠리아 폼페이임을 확인했다.
광장에는 이 밖에도 다산의 여신 포르투나 등 여신들에게 바쳐진 신전 네 곳의 유적 등이 있다. 신전들은 1920년대 말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가 고대 유적 발굴을 위해 중세 시대 건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고고학자이자 로마 카피톨리니 박물관장인 클라우디오 파리지 프레시체는 이 사원들이 "공화정 시기 로마 유적 가운데 가장 잘 보존된 것"이라고 말했다.
광장 내 도보 산책로와 야간용 조명 설치 비용은 유명 보석 브랜드 불가리에서 제공했다. 입장권 가격은 5유로(약 7천원)다.
inishmor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