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주택담보대출 금리 급등에 긴장…총리 "물가 안정이 최우선"
모기지 2년 만기 고정 금리 평균 6%대 재진입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에서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뛰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BBC와 가디언지 등은 19일(현지시간) 금융정보서비스 머니팩츠를 인용해서 2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 평균이 이날 기준 6.01%로, 주말 사이 0.03%포인트 오르며 작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6%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2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5월 초에는 5.26%였다.
이는 작년 가을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미니 예산을 내놓은 후 금융시장이 요동칠 때 6.65%까지 치솟았다가 안정되는 듯했으나 최근 다시 빠르게 상승했다.
HSBC, 네이션와이드 등 주요 금융기관들은 가격을 급히 조정하거나 상품을 거둬들였다.
그러나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이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자 최근 빠르게 올랐다.
금융시장에서는 BOE가 22일 기준금리를 연 4.5%에서 연 4.75%로 올리며 13회 연속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2년 만기 국채 금리도 0.07%포인트 상승하면서 15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넘었다.
영국은 두 자릿수로 치솟았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4월 연 8.7%로 내려왔지만, 주요국 중에선 여전히 높고, 임금 상승이 물가를 압박하는 분위기도 있다.
모기지 고정금리 갱신을 앞둔 주택대출자들은 불안감에 떨고 있다. 이는 올해 7∼9월이 40만건, 내년 말까지는 240만건에 달한다.
영국 가계는 이미 전기·가스요금 등 물가 급등으로 인해 생활비 위기를 겪고 있다.
또, 모기지 금리 상승은 주택시장을 냉각시켜 경기를 더 얼어붙게 할 우려가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라이트무브는 6월 영국 주택 판매 호가가 같은 달 기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모기지 관련 유주택자 지원에는 선을 그었다.
리시 수낵 총리는 이날 ITV 인터뷰에서 "모기지 금리 관련 불안을 알고 있고, 그것이 바로 연초에 물가 상승률을 반으로 낮추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발표한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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