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포사, 아프리카 평화사절단 '빈손 귀국' 비판 일축

입력 2023-06-19 18:49
라마포사, 아프리카 평화사절단 '빈손 귀국' 비판 일축

"아프리카 넘어선 평화임무 첫 사례…성과 있었다" 자평

현지 일간지 "남아공에 부정적 인상 남겼다" 지적하기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아프리카 평화사절단을 이끌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는 일각의 비판을 일축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주례 성명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분쟁 종식을 위한 10가지 제안을 제시했다"며 "양측으로부터 받은 긍정적인 반응이 주요 성과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프리카 평화 이니셔티브'로 제시된 이 제안에는 분쟁 완화와 즉각적인 협상 개시, 흑해를 통한 곡물 운송로 개방, 전쟁 포로 교환, 고향을 떠난 어린이들의 귀환, 인도주의적 지원, 전후 재건 노력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엔 헌장에 따라 국가의 주권이 존중돼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우리가 제안한 평화 이니셔티브는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대륙을 넘어서는 평화 임무에 착수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역사적"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푸틴 대통령이 이번 첫 방문 이후 추가적인 관여에 동의했다"며 "영구적 평화를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인 분쟁 완화와 협상을 위한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노력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 아프리카연합(AU) 의장국인 코모로의 아잘리 아수마니 대통령과 함께 지난 16∼17일 키이우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차례로 방문하고 전날 귀국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대신한 모스타파 마드불리 총리와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드니 사수 응게소 콩고 대통령이 보낸 특사들도 아프리카 평화사절단의 일원으로 함께 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과 면담에선 러시아의 철수 없이는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재차 확인했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대화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는 등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방문을 위해 비행기 편으로 폴란드에 도착한 남아공 대통령실의 일부 경호 인력과 출입 기자들의 입국이 거부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밖에 평화사절단의 키이우 방문 기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이 이뤄졌는데도, 빈센트 마궤니아 남아공 대통령실 대변인은 "키이우에서 아무런 폭격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언급해 외신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현지 일간지 더시티즌은 "아프리카 평화사절단은 16개월에 걸친 전쟁을 끝내는 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면서 "폴란드 공항의 해프닝과 대통령 대변인의 외교적 실수까지 겹치면서 남아공에 부정적인 인상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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