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당국 "북부 수십명 사망 원인 폭염 아냐…물관련 질환 가능성"

입력 2023-06-19 13:36
印당국 "북부 수십명 사망 원인 폭염 아냐…물관련 질환 가능성"

조사위 "열파 초기 증상과 달라…인근 지역선 사망자 급증 없어"

'사인 폭염 언급' 의료책임자 해임…뉴델리 등 북부 기온 예년보다 낮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보건당국이 최근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주민 수십명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폭염이 사인은 아니라고 밝혔다.

NDTV 등 인도 매체는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발리아 지역에서 최근 며칠간 54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 정부 의료진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사 위원회를 이끄는 정부 소속 의사 A K 싱은 전날 "우선 보기에 이번 사망의 원인은 열파(heatwave)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싱은 발리아의 인근 지역도 비슷한 날씨였지만 사망 수치가 두드러지지 않았다며 "환자 대부분은 처음에 가슴 통증부터 호소했는데 이는 열파로 인한 초기 증상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사인이 물 관련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며 "기후 관련 부서에서 해당 지역의 물 샘플을 체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타르프라데시주 정부는 발리아 지역 의료총책임자인 한 의사도 보직 해임했다.

브라제시 파타크 주 보건부 장관은 "해당 인사는 적절한 정보 없이 사인이 폭염에 의한 것이라고 무분별하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EFE통신 등 외신과 일부 인도 매체는 전날 지역 의료 당국을 인용해 우타르프라데시주의 발리아 지역에서 지난 3일간 54명 이상이 온열 관련 질환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인접한 비하르주에서도 44명이 비슷한 질환으로 숨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인도기상청(IMD)에 따르면 발리아 지역의 경우 전날 최고 기온이 43도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기상 전문가들은 북부 지역의 경우 올해 여름 날씨가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편이라고 지적한다.

인도에서는 5월이 한여름에 해당해 기온이 최고 50도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지고 6월 하순부터는 몬순 우기로 접어드는데 올해는 북부 지역의 5∼6월 평균 기온이 오히려 예년보다 상당히 떨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타르프라데시주 인근 수도 뉴델리의 경우 5월 기준 일 최고 기온 평균이 36.8도로 36년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뉴델리의 지난해 5월 일 최고 기온 평균은 40.1도였다.

뉴델리는 6월에도 몇 차례만 40도 이상을 기록했을 뿐 일 최고 기온은 대체로 30도 중반에 머물고 있다.

인도 보건당국의 설명처럼 발리아 지역 주민 집단 사망 사건의 원인이 폭염이 아닐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다만, 북부 지역의 일부 지방 당국은 만일의 폭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학교에 수업 중단이나 방학 연장 조처를 내린 상태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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