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기업들, 신용등급 평가서 속속 기사회생
영화·호텔·카지노, 등급전망 연이어 ↑…"코로나19 요인 해소됐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던 기업들이 최근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잇달아 신용도 상향 평가를 받으며 기사회생하고 있다.
1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CJ CGV[079160]의 등급전망을 기존의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은 A-가 유지됐다.
등급전망의 상향 조정은 해당 회사의 신용등급 강등 압박이 완화됐음을 뜻한다. 부정적 등급전망은 당장 신용등급 자체를 강등하지는 않지만 1∼2년 장기간에 걸쳐 재무상태를 관찰하면서 하향 조정을 검토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들 신평사는 코로나19 악재를 털어낸 점을 등급전망 상향 조정의 핵심 배경으로 꼽았다.
나신평은 "CJ CGV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액이 급감했던 2020∼2021년에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이 768억원까지 줄어들었다"면서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관람객 수가 회복돼 영업실적이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중국의 봉쇄 조치가 해제되며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사업환경의 외부적 제약요인은 모두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한신평 역시 "지난해 국내 박스오피스 관람객 수는 약 1억1천300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 관람객 수의 절반 수준까지 회복됐다"면서 "국내외 주요 기대작들의 순차적 개봉에 힘입어 영화관람 수요 회복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법인의 경우도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가 일상 회복 국면으로 전환해 매출 회복세가 뚜렷하다"며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수요가 위축됐던 중국도 지난해 12월 말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뒤 올해 춘절 효과 등으로 관람객 수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라다이스[034230](A-)도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전환되면서 사업환경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는 점이 인정돼,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아졌다. 향후 신용등급도 높아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한신평은 "2020년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위축됐던 카지노 수요가 지난 2021년 코로나19 백신 접종, 지난해 방역 정책·출입국 관련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한국도 사실상 엔데믹으로 전환되며 사업환경 정상화 기조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상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 밖에도 한신평은 이달 초 에쓰오일(AA)에 대해서도 "2020년 코로나19 사태에서 비롯된 영업 적자 이후 2021년부터는 큰 폭의 유가 상승과 정제 마진 회복, 윤활 부문의 우호적 수급 여건 등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돼 왔다"며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인 상태다.
이화진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이번 달 기업들의 신용등급 전망 변경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주로 하향 조정이 우세한 상황"이라면서도 "그러나 코로나로 업황 부진이 가장 컸던 영화관, 호텔, 카지노, 항공 등은 업황 개선 효과로 등급전망 상향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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