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청년실업률 역대최고인데…당국자는 "일주일 1시간도 취업"
"당국 유리한 잣대로 상황 호도" 등 비판 잇따라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경기 부진 속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 당국자가 "일주일에 한 시간만 일해도 취업자"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제일제경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국가통계국 푸링후이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청년 실업률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5월 중국의 16∼24세 청년은 9천600여만명이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재학 중이라 실제 노동시장에 진입한 인원은 3천300여만명"이라며 "이 중 2천600여만명은 취업했고, 600여만명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두가 청년 실업 총량 상황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청년 가운데 실업자는 600여만명뿐"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청년 9천600여만명 중 실업자가 600여만명밖에 되지 않아 청년 실업률이 6.3%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면서 "중국은 국제노동기구(ILO)의 고용 및 실업 통계 기준을 따르고 있다"며 "ILO 기준은 통상 근로 보수나 경영 소득을 위해 일주일에 한 시간 이상 근무하는 사람이나 일시적으로 퇴직한 사람을 취업자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또 "실업자란 일자리가 없는 사람 가운데 당장 일자리를 찾고,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며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학업이나 취업 준비 공부를 하느라 일할 의사가 없거나 가정을 돌보느라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는 '비노동력'으로, 실업인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일주일에 한 시간만 일한 사람도 취업인구로 분류하는 것도 황당하지만, 그런데도 역대 최고의 실업률이라니 어이가 없다"거나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취업인구는 통계보다 훨씬 적다는 얘기 아니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실업자 구제는 통계 부서가 들이대는 잣대에 달렸다"거나 "당국에 유리한 기준으로 바꾸다 보면 머잖아 실업자가 없어질 것"이라며 "실업률을 낮출 대책은 내놓지 않고, 상황을 호도한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방역 완화 이후에도 경기 회복이 더딘 탓에 5월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20.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16.7%였던 것이 올해 들어 계속 증가해 4월에 20.4%를 기록, 사상 처음 20%를 돌파한 데 이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이는 2018년 10.1%였던 데서 4년 새 두 배로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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