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올해 中성장률 전망 잇달아 내려…노무라 "5.5→5.1%"(종합)
JP모건, 5.9→5.5%로 조정…UBS 5.2%, SC 5.4%로 각각 하향
(서울 베이징=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조준형 특파원 = 최근 중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자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줄줄이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6(현지시간) 일본 노무라 증권은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5.5%에서 5.1%로 하향 조정했다.
또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의 주하이빈 이코노미스트 등은 전날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5.9%에서 5.5%로 낮췄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이들은 "5월 산업활동 지표가 전반적으로 약해진 것은 국내 수요 약화를 보여준다"면서, 회복 모멘텀을 잃고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가 커지는 등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IB)인 UBS의 왕타오 이코노미스트 등은 중국 성장률 예상치를 5.7%에서 5.2%로 내리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를 주요인으로 꼽았다.
영국계인 스탠다드차타드(SC) 이코노미스트들도 지표 부진을 이유로 성장률 전망치를 5.8%에서 5.4%로 낮췄다.
SC는 특히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을 당초 7%로 예상했다가 5.8%로 낮췄다.
중국은 작년 4∼5월 코로나19가 확산한 '경제수도' 상하이를 전면 봉쇄한 여파로 작년 2분기 성장률이 0.4%에 그쳤다.
그 때문에 '기저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각 은행들이 중국의 올해 2분기 성장률을 높게 예상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 중국의 내수 회복세가 더디고, 수출마저 5월 전년 대비 7.5% 하락하는 부진을 보이면서 하향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엄격한 코로나19 통제 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속에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3.0%에 그쳤던 중국은 지난 3월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중국이 지난해 말 '제로 코로나'를 해제한 것도 올해 경제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됐다.
4월 발표된 1분기 성장률이 로이터통신 집계 시장 예상치(4.0%)를 웃도는 4.5%로 나왔을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지만, 이달 들어 5월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의 5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5% 줄어 시장 예상치(-0.4%)를 훨씬 하회했고, 5월 소매판매(+12.7%)와 산업생산(+3.5%)도 전월 수치보다 둔화한 것은 물론 시장 예상치였던 13.6%·3.6% 상승에 못 미쳤다.
대학 졸업자들의 일자리 부족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는 가운데, 5월 청년(16∼24세) 실업률은 20.8%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속에 중국은 이번 주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2.0%에서 1.9%로 10개월 만에 인하했고,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는 0.1%포인트 낮춘 2.65%로 바꿨다.
시장에서는 조만간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를 비롯해 추가적인 부양책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C의 리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지속적인 경제 회복세를 지키기 위해 중국이 추가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규모로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그는 그러면서도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치 5%는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봤는데, 이 수치는 지난해 목표치 '5.5% 안팎'에 비해 보수적으로 설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년 7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는 경제 이슈를 다루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UBS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회의 개최일이) 정책 패키지나 주요한 정책 기조 변화 등을 살펴보기 위해 중요한 날짜"라고 말했다.
이들은 국무원과 유관 부서에서 세금 인하 등 부양책을 추진 중이지만, 주요한 재정 지원책은 7월 정치국 회의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