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의 짝사랑?…제재 가한 中에 7천700억원대 시설투자

입력 2023-06-16 15:46
마이크론의 짝사랑?…제재 가한 中에 7천700억원대 시설투자

마이크론, 시안 생산시설에 반도체 조립라인 추가 건설 예정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이 중국 반도체 패키징 공장 건설에 43억 위안(약 7천700억 원) 투자를 약속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투자 발표는 중국 정부가 지난달 마이크론 반도체 제품 사용을 금지한 지 몇 주 만에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마이크론은 이날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 위챗을 통해 향후 몇 년 내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에 있는 생산시설에 반도체 조립라인을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이번 투자로 5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돼 총직원 수가 4천500여명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계획이 중국 비즈니스와 현지 직원들에 대한 우리의 변함없는 헌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마이크론의 투자 결정 시점이 지난달 중국 정부가 사이버 보안 우려로 중요 기반 시설에 마이크론 반도체 제품의 사용을 금지한 때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미국 정치권은 중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규제에 맞서 미국 기업에 은밀한 보복을 가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은 앞서 중국 테크(기술)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첨단 제품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는 동시에 자국민의 중국 반도체 산업 지원을 금지하는 등 첨단 기술 분야가 미·중 간 국가안보를 둘러싼 핵심 전장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마이크론 반도체 사용금지 조치는 마이크론 매출에 타격을 줄 뿐 아니라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중국에 진출한 인텔, 퀄컴 등 미국 반도체기업들을 괴롭혀온 불확실성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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