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태평양 섬나라 군기지에 '중국견제' 주둔권 확보"

입력 2023-06-15 15:43
"미국, 남태평양 섬나라 군기지에 '중국견제' 주둔권 확보"

파푸아뉴기니와 군사협정…"새로운 군사적 족적" 평가

팔라우도 "순찰강화" 요청…미중갈등에 전략적 중요성 부각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미국이 최근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남태평양 도서국과 맺은 군사협정으로 중국 견제를 위한 작전 능력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5일 AFP 통신에 따르면 남태평양 섬나라 파푸아뉴기니는 지난달 미국과 맺은 방위협력협정에서 미군이 파푸아뉴기니 주요 군 기지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AFP 통신은 파푸아뉴기니 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협정문 원문을 확보해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협정은 미국이 병력과 함선을 파푸아뉴기니의 6개 주요 항만과 공항에 주둔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는 마누스섬의 롬브럼 해군기지와 수도 포트모르즈비의 시설 등이 포함된다.

또한 미국은 이들 거점 지역에 제한 없이 접근해 장비와 보급품, 물자를 사전 배치할 수 있게 된다.

배타적 사용 권한이 부여된 일부 군 기지 지역에서는 건설 활동 등도 가능해진다.

특히 괌에서 남쪽으로 떨어진 롬브럼 기지의 사용은 괌 미군기지의 작전 능력을 높일 것으로 AFP 통신은 기대했다.

AFP 통신은 "이번 협정은 중국과 대결 국면에 있는 미국이 서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군사적 족적을 이룰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라고 평가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남태평양 도서국은 미국과 중국 양측에 안보상 전략적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앞서 파푸아뉴기니는 지난달 22일 미국과 방위협력협정을 맺고 자국의 군사 역량 개선과 역내 안정 강화 등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두고 중국의 태평양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때문에 파푸아뉴기니 내부에서는 이번 협정으로 파푸아뉴기니가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전략적 경쟁에 휘말릴 수 있다며 반대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제임스 마라페 파푸아뉴기니 총리는 협정 체결에 대해 "파푸아뉴기니가 공격을 위한 전쟁 기지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태평양 섬나라 팔라우도 중국의 군사 영향력 확대를 막고자 미국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수랭걸 휩스 팔라우 대통령은 전날 로이터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미국에 팔라우 인근 해역의 순찰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 선박이 팔라우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여러 차례 침범한 데 따른 조치다.

휩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미·중 갈등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건 우리는 그 중심에 위치할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우리나라를 보호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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