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접경지역' 멕시코 시장 피살 위협…"군부대로 거쳐 옮겨"
티후아나 시장 "갱단 소탕 작전 여파"…멕시코 살인 사건 급증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북부의 한 지방자치단체장이 모종의 살해 위협을 받고 거처를 군부대로 옮겼다고 멕시코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부 티후아나의 몬세라트 카바예로 시장이 약 2주 전부터 군 기지에서 살고 있다"며 "연방정부 차원에서 그를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바하칼리포르니아주 최대 도시인 티후아나는 미국 샌디에이고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매일 수천명의 미국 입국자들이 이용하는 산이시드로 진입 지역이자 바하칼리포르니아 해변 휴양지 관문이기도 하다.
카바예로 시장은 최근 갱단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티후아나에서는 폭력조직원들의 활동으로 크고 작은 강력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형태로 위협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엘우니베르살 등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최근 티후아나 경찰이 픽업트럭에서 시신 7구를 발견했는데, 카바예로 시장은 이를 자신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덧붙였다.
앞서 카바예로 시장은 소셜미디어에 동영상을 올려 "꾸준한 범죄단체 소탕 작전으로 지금까지 1천700여개의 총기를 압수한 바 있다"며 "이 때문인지 그들은 화가 난 듯싶다. 나는 최근 더 많은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 새 멕시코에서는 살인 사건이 급속도로 증가했다. 멕시코 통계청(INEGI), 시민안전보호부(SSPC), 국가공공안전사무국(SESNSP) 자료를 보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취임한 2018년 12월 이후 5월 24일까지 4년5개월여간 보고된 살인사건 건수는 15만6천13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른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카르텔을 상대로 강력한 진압 작전을 수행한 펠리페 칼데론 정부(2006∼2012년) 때의 발생 건수(12만463건)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정부(2012∼2018년) 시절 살인사건 발생 건수(15만6천66명)보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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