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0도 찍은 코스피…증권가 "더 간다" VS "급등 부담"
"FOMC 이후 변동성 커지며 쉬어갈 가능성"…"상승기조 훼손 없다"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송은경 홍유담 이민영 기자 = 코스피가 한 달만에 6% 넘게 오르면서 거침없는 상승 기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런 상승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증권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최근 단기 급등이 부담스러운 수준인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변동성을 키울 변수가 산재했다고 지적한다. 반면 다른 한쪽에선 이런 재료들이 지금의 상승 기조를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며 낙관론을 제기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의 전날 종가는 2,629.35다.
지수는 전날 장중 2,650.45까지 올라 작년 6월 7일(2,662.04) 이후 52주 최고가를 달성하기도 했다.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수세와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한 달 전인 지난달 15일 종가(2,479.35) 대비 전날까지 6.1% 상승했다.
이 기간 내 장중 최저점(2,455.99) 대비 최고점(2,650.45)으로 비교하면 지수 상승률은 7.9%에 달한다.
지수 상승은 특정 업종들이 견인했다. 1분기에는 2차전지에 쏠렸던 수급이 이후 반도체까지 확대되는 양상을 띠었다.
수급상으로는 외국인이 지수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연초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13조3천억원어치를, 작년 7월 이후로 시계열을 넓히면 무려 22조7천억원을 순매수했다"면서 "외국인 코스피200 선물 순매수도 최근 동반돼 대형주 위주의 상승 환경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지수가 현재 상승 동력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봤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지금의 코스피 상승 속도가 조금 빠른 측면은 있다"면서도 "조금 앞서가는 면이 있지만 시장이 크게 조정받을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 시장에는 미국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고, 미국 성장주들도 저점 대비 20% 이상 올랐기 때문에 분위기 자체가 나쁘지 않다"며 "코스피는 속도 조절은 필요하겠지만 저점을 높이며 연말까지 2,750까지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지금 주식시장에 진입한다면 상승 여력은 좀 작아지겠지만 내년까지 길게 본다면 지금 시작해도 괜찮다"면서 반도체·포털·조선·바이오 업종 종목들의 가격 이점이 양호하다고 권고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나 FOMC 결과 등 변동성을 낳을 수 있는 요인이 있다"면서도 "이것들이 지금의 코스피 상승 기조 자체를 완전히 훼손시킬 큰 변화를 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애초 올해 코스피 흐름이 '상저하고'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당분간 그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증시 변동성을 키울 재료는 산재하지만, 코스피 상승 속도가 가팔랐다는 점 때문에 '쉬어가는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촉각을 세운 이벤트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15일 새벽에 공개될 6월 FOMC 결과다.
노동길 연구원은 "6월 FOMC가 당초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 인상을 쉬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할 수 있다"며 "다음 달까지 긴축 경계감이 언어로 존재할 가능성은 위험자산 가격 회복 속도가 한 차례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판단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의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주도하는 기술주의 반등 영향으로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단기적 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고 봤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와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말로 갈수록 지수는 우상향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주 발표될 미국 CPI와 FOMC 등 대형 이벤트 결과에 따라 주식 시장 변동성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연말로 갈수록 지수의 상승 동력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내년 경제는 시장이 기대하는 것만큼 좋지 않을 것 같다"며 "원래 경기 침체가 올해 나타날 것으로 생각했지만 (침체가) 없어진 게 아니라 내년으로 이연됐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대보다 양호한 경제지표가 있어야 주가도 오를 수 있기 때문에 4분기 이후로는 증시를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밝혔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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