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70%, 미중 경쟁에 여야 정치적 대립 격화 전망"

입력 2023-06-12 18:09
"한국인 70%, 미중 경쟁에 여야 정치적 대립 격화 전망"

유라시아그룹, 韓·필리핀·싱가포르 1천500명 설문

한국인 '중국에 우호적' 15% 그쳐…'미국에 우호적' 83%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한국인의 70%는 미중 간 경쟁 속 여야 정당들이 한쪽 편을 드는 탓에 정치적 대립이 격화할 것이라고 답한 설문 결과가 나왔다.

미국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은 미중 경쟁에 관해 한국, 필리핀, 싱가포르 3국의 18∼65세 국민 각 500명씩 총 1천500명에 의견을 물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2일 밝혔다.

3국은 모두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의 회원국이자, 중국이 후원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회원국이다.

유라시아그룹에 따르면 3국 응답자의 57%가 미중 경쟁 속에서 자국 정당들이 한쪽 편을 드는 탓에 정치적 대립이 심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국가별로는 한국(70%), 필리핀(55%), 싱가포르(46%) 순으로 이런 답변이 나왔다.

3국 설문 응답자의 90%는 미국과 중국이 새로운 지정학적 대립에 진입하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66%가 '다소 걱정한다', 24%가 '매우 걱정한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의 62%가 미중 경쟁 심화의 결과가 부정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국가별로는 필리핀(81%), 한국(67%), 싱가포르(38%) 순으로 이 같은 답변이 나왔다.

자국이 직면한 주요 문제를 꼽으라는 복수 응답 항목에서 '미중 간 긴장'(49.2%)은 '실업과 경기 침체'(79.8%), '빈부 격차'(73.4%), '기후 변화'(63.3%)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5위는 '글로벌 팬데믹'(48.9%)이었다.

'미중 간 긴장'을 자국이 직면한 주요 문제로 꼽은 비율은 국가별로 한국(59%)이 가장 높았고 싱가포르(49%), 필리핀(41%) 순으로 나타났다.

호감도 면에서는 미국이 중국보다 월등히 높게 조사됐다.

미국에 대해 우호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응답은 3국을 통틀어 70%인 반면, 중국에 대해 우호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응답은 34%에 머물렀다.

국가별로 미국에 대한 우호적인 견해는 한국 82.6%, 필리핀 81.6%, 싱가포르 48%로 나타났다.

중국에 대한 우호적인 견해는 한국 14.8%, 필리핀 30.2%, 싱가포르 56%였다. 싱가포르만이 미국보다 중국에 우호적인 견해가 다소 높게 나왔다.

이와 함께 3국 응답자의 69%가 미국 정부가 자국에 모범이 된다고 답한 반면, 중국 정부가 모범이 된다는 응답은 26%였다.

또 76%가 최근 몇 년간 미국의 영향력이 자국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답한 데 비해 41%만이 중국에 대해 그같이 답했다.

아울러 비민주 국가가 아시아의 민주 국가를 공격한다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설정했을 때 대다수의 응답자는 침략을 막기 위해 군대를 배치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라시아그룹은 "이번 설문은 미중 간 경쟁 사이에 낀 한국, 필리핀, 싱가포르 3국 국민의 미국과 중국에 대한 견해를 묻고자 진행했다"며 "3국은 모두 전략 지정학적으로 중요하지만 각국은 미국, 중국과 각기 다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 지도자들이 대중의 의견과 선호에 민감한 만큼 여론 조사가 미국과 중국이 영향력 경쟁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최소한 하나의 유용한 대용물이 된다"며 "이번 조사가 그러한 이해에 기여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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