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격 우크라군 구세주는 '푸틴 자존심' 킨잘 잡은 패트리엇
"러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잇따라 요격"…미국, 추가 지원키로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지난달 16일 이른 아침. 미국 등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시스템 레이더가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6기를 포착했다.
패트리엇 시스템은 약 200km 떨어진 거리에서 음속의 6배 이상으로 날고 있던 킨잘을 추적해 요격 미사일을 발사했고, 6기 모두를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Kh-47'로도 알려진 킨잘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자랑했던 러시아의 최첨단 무기 중 하나였지만 패트리엇의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우크라이나 제96 방공미사일여단 사령관 세르히 야레멘코 대령은 "아무도 패트리엇이 킨잘을 파괴할 수 있다고 100% 확신하지 못했지만, 우리가 그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미제 패트리엇 시스템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을 잇따라 막아내고,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 작전을 지원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패트리엇 제작사인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언 최고경영자(CEO) 그레그 헤이즈는 "우크라이나가 패트리엇의 소프트웨어를 조정해 요격 미사일이 설계된 것보다 두 배 빠르게 비행하도록 함으로써 극초음속 미사일을 추적하고 파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야레멘코 대령은 패트리엇과 소련제 방공미사일의 성능 차이를 1980년대와 2020년대 자동차의 차이로 설명하면서 우크라이나가 패트리엇 미사일의 이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언이 1980년대에 개발해 실전 배치한 패트리엇은 1991년 걸프전 때 처음으로 사용돼 '총알을 맞혀 떨어뜨리는 총알'로 명성을 떨쳤다.
지난 40년 동안 꾸준히 성능이 개선됐으며, 현재 버전은 개발 당시 버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능이 좋아졌다고 레이시언사는 강조한다.
우크라이나에는 현재 패트리엇 시스템 2개 포대가 배치돼 있는데 하나는 미국이 지원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독일과 네덜란드가 공동으로 지원한 것이다.
패트리엇 시스템은 지난 4월 우크라이나에 도착했으며 지난달 4일 처음으로 러시아의 킨잘 미사일을 요격하는 전공을 세웠다고 WSJ은 전했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최근 러시아군에 점령당한 동·남부 지역 탈환을 위한 대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군에 든든한 방어막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러시아는 킨잘 미사일이 패트리엇 시스템에 요격됐다는 주장을 반박하며, 오히려 킨잘이 패트리엇 시스템을 타격했다고 맞서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WSJ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월한 공군력에 취약한 우크라군 최전선 부대뿐 아니라 전국 도시의 주요 기간시설과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패트리엇을 원한다"고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같은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9일 발표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21억 달러(약 2조7천억원) 상당의 추가 군사 지원 목록에 패트리엇 시스템 요격 미사일을 1순위로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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