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ICC, 우크라 댐 붕괴 국제조사 돌입"

입력 2023-06-12 07:22
수정 2023-06-12 15:33
젤렌스키 "ICC, 우크라 댐 붕괴 국제조사 돌입"

"러, 대피 중인 보트 향해 포격…짐승만도 못해"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카호우카 댐 붕괴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조사가 시작됐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과 dpa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을 통해 "ICC 대표단이 최근 며칠간 헤르손 지역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헤르손주의 카호우카 댐이 무너지면서 드니프로강 하류 마을 일대가 홍수에 잠겼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댐을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재난 발생 바로 다음 날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실에서 ICC에 조사 관련 요청을 전달했고 업무가 이미 시작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국제 법률 전문가들이 홍수 피해 지역에 대한 포격을 포함한 재난 사후 상황을 직접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 테러범들은 대피로와 대피 거점, 사람들을 실어 보내는 보트 등에 포격을 이어가고 있다"며 "짐승들조차도 당신들(러시아)보다는 도덕적일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우크라이나 지역 당국은 이날 러시아군이 피난민 21명을 태운 구명보트를 포격해 3명이 죽고 1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들 피난민은 물에 잠긴 헤르손주 러시아 점령 지역에서 안전지역으로 대피하던 중이었으며, 대부분 고령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의 헤르손 군사행정부 책임자인 올렉산드르 프로쿠딘은 러시아군이 "의도적으로 구조를 방해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그들(피난민들)의 뒤에서 포격을 가했다"고 비난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구조대원의 노력으로 러시아 점령 지역인 드니프로강 동안을 비롯한 피해 지역의 주민 4천명이 대피했다고도 밝혔다.

다만 마을 수십 곳이 아직 물에 잠겨있으며 러시아 점령 지역은 피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가 댐을 폭발시키더니 이제는 홍수 피해 지역의 사람들을 버리고 그들을 운명에 맡겼다"고 주장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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