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 보호는 본능"…몸 던져 흉기테러 저지한 프랑스 청년
시리아 남성이 아이들 '묻지마식' 해치자 백팩 휘둘러 저항
성지순례 중 범행 차단…마크롱 "희망의 원천" 의협심에 찬사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본능에 따라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입니다."
이번 주 프랑스 남동부 안시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 현장에서 칼을 든 용의자를 직접 저지한 프랑스 남성이 주목받고 있다.
9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이 남성의 이름은 앙리(24)다. 성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날 안시 호수 근처에 있는 공원에서는 시리아 국적의 한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3살 이하 어린이 4명을 포함한 총 6명에게 중상을 입히는 일이 발생했다.
앙리는 당시 범행을 저지르고 공원을 빠져나가던 용의자를 쫓아가 메고 있던 가방을 휘두르며 그를 멈춰 세웠다.
용의자는 들고 있던 칼을 휘두르는 등 저항했으나 앙리는 그를 놓치지 않았다.
그 덕에 현지 경찰은 이 용의자를 빠르게 체포해 추가 범행을 막을 수 있었다.
앙리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당시 프랑스를 돌며 여러 성당을 순례하던 중 사건 현장을 지나가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앙리는 CNN과 인터뷰에서 "내가 그곳을 지나가게 된 건 우연이 아니다"라면서 "행동에 나서지 않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본능에 따라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 BFMTV 인터뷰에서도 그는 "프랑스인이라면 누구나 할 행동을 했다"면서 당시 현장에 있던 여러 시민이 용의자를 막으려 했다고 밝혔다.
앙리는 "많은 이들이 어떤 식으로든 나섰다. 한 공원 직원은 커다란 플라스틱 삽을 들고 테러범을 때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용의자 또한 앙리와 같은 기독교 신자라는 의혹에 대해 앙리는 "취약한 이를 공격하는 건 비기독교적인 일"이라면서 "매우 악한 어떤 것이 그(용의자) 안에 살고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안시를 찾아 앙리를 만난 뒤 그의 행동이 '희망의 원천'이었다면서 감사를 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앙리가 이번 일로 트라우마를 겪지 않을지 우려했다고 BBC는 전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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