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주재 '미국대사관' 수장, 여야 총통 후보들 만나
라이칭더·허우유이와 면담…커원저도 면담 예정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가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의 수장이 대만 여야의 총통 선거 후보들을 잇따라 만나고 있다.
9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로라 로젠버그 AIT 회장은 최근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로 나선 라이칭더 부총통과 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 후보 허우유이 신베이 시장을 만났다.
로젠버그 회장은 전날 라이 부총통의 텃밭으로 알려진 남부 타이난을 방문해 라이 부총통과 함께 유명 박물관인 치메이 박물관을 관람하며 대화했다.
로젠버그 회장과 라이 부총통은 안보와 경제 등 각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 부총통은 미국 정부가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국·대만 이니셔티브'에 따른 1차 무역 협정 체결로 보여준 대만에 대한 지지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과 미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밝혔다.
이에 앞서 로젠버그 회장은 지난 7일 오후 5시께 신베이시 정부를 방문해 약 1시간 동안 허우유이 시장과 비밀회담을 가졌다고 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두 사람은 야외로 이동해 단독 밀담도 나눴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양측은 국방, 지역 평화, 미국과 대만의 관계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만이 '평화의 촉진자' 역할로 지역 내 평화를 유지하는 역할을 수행하길 바란다는 허우 시장의 발언에 미국 측이 주목했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일부 대만 언론은 로젠버그 회장이 대만의 총통 선거 후보 가운데 제1야당 후보자를 먼저 만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대만 제2야당 대만민중당(민중당)의 총통 선거 후보인 커원저 전 타이베이 시장은 이날 남부 가오슝에서 로젠버그 회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4월 13일 미국 워싱턴DC의 AIT 본부를 방문했을 때 로젠버그 회장이 자신에게 "미국이 차기 대만 대선에서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일부 대만 언론은 라이칭더 부총통의 총통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총통 선거와 같은 날 실시되는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최근 불거진 여성 당원들의 성희롱 피해 폭로로 인해 민진당이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실시된 대만 지방선거에서는 야당인 국민당이 시장 등 22석 중 14석을 가져가면서 5석에 그친 집권 민진당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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