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준금리 100 오를 때 정기예금 금리는 90 올랐다
기업대출 금리 86·가계대출은 69 상승…신규취급액 기준 파급률
높은 변동금리 비중에 잔액기준 파급률은 주요국보다 높아
한은 "기준금리 인상, 여수신금리에 원활하게 파급돼" 강조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00 오를 때 정기예금 금리는 90,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금리는 각각 86과 6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수신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한은의 최초 금리인상 3개월 이내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가 이후 갈수록 효과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8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실린 '주요국 정책금리 인상의 여수신금리 파급효과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의 은행 여수신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2021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크게 상승했다가 시장불안 완화, 은행 대출 가산금리 인하 등으로 반락했고, 기준금리가 3.50%로 인상된 후에는 국내외 통화긴축 정점 기대 확산 등으로 완만한 하락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금리인상기 신규취급액 기준 우리나라의 여수신금리 파급률(여수신금리 변동폭을 정책금리 변동폭으로 나눈 비율)을 살펴본 결과 금리인상 초기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가 후반기로 갈수록 하락했다.
파급률은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낮으면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여신 또는 수신금리 변동폭이 더 작다는 뜻이다.
주요국 분석 결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서 최초 금리인상 3개월 이내에 파급률이 100%를 상회하며 최고치를 기록한 뒤 이후 완만하게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의 정기예금 파급률은 90.3%로 주요국 평균(73.3%)보다 높았고,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파급률은 각각 69.0%와 86.0%로 주요국 평균(71.8%, 91.3%)을 소폭 하회했다.
기업대출의 경우 상승폭이 컸던 단기시장금리 영향을 크게 받은 데 반해 가계대출은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던 장기시장금리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잔액기준 우리나라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파급률은 75.7%와 80.7%, 저축성수신 파급률은 60.3%로 주요국 평균(각각 37.2%, 68.7%, 20.5%)을 크게 상회했다.
우리나라의 높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 등의 영향으로 주요국 평균보다 파급률이 높고 상승 속도 역시 빨랐다는 설명이다.
이번 금리인상기 우리나라의 여수신금리차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는 0.26%포인트(p) 축소됐지만, 잔액 기준으로는 확대(+0.54%p)되는 일반적인 변동 패턴을 보였다.
주요국(독일, 프랑스) 평균인 신규 기준 -0.48%p와 잔액 기준 +0.73%p보다는 작았다.
금리인상기 신규 기준 여수신금리차는 은행들의 대출 가산금리 인하 및 예금 우대금리 인상으로 축소되는 반면, 잔액 기준으로는 금리 민감성이 낮은 저원가성 예금이 포함된 수신금리가 여신금리보다 작게 상승하면서 확대되는 경향성을 보인다.
한은은 "주요국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상은 여수신금리에 원활하게 파급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신규취급액 기준 여수신금리 파급률은 주요국 평균 수준이고, 잔액 기준으로는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고 밝혔다.
최근 여수신금리 하락으로 신규취급액 기준 파급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이는 과거 정책금리 인상기 후반에도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금리인상기 종료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파급률은 더 축소될 수 있지만, 금융시장 불안 및 경기둔화 등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면 파급률이 재차 확대될 소지가 있다"면서 "향후 여수신금리 흐름과 리스크 요인 변화 등을 주의 깊게 점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pdhis959@yna.co.kr
부동산시장 '데드 캣 바운스' 논쟁…상승 시작? 기술적 반등? / 연합뉴스 (Yonhapnews)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