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키운 美벤처캐피털, 미중 갈등에 중국 사업 분리키로
세쿼이아 "내년 3월까지 미국·중국·인도 3개 법인으로 쪼갤 것"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의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을 키운 미국의 유명 벤처캐피털 세쿼이아가 미·중 갈등 고조에 중국 사업을 분리키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에 본사를 둔 세쿼이아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내년 3월까지 회사를 미국과 인도, 중국 3개의 독립 법인으로 쪼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법인은 세쿼이아라는 사명을 그대로 유지하되, 중국 법인명은 훙산, 인도 법인은 픽XV파트너스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세쿼이아는 "탈중앙화하는 글로벌 투자 사업을 벌이는 것이 점점 더 복잡해졌다"고 밝혔을 뿐 지정학적 우려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사안에 밝은 인사는 "지정학적 문제가 관련 논의를 시작하게 한 주요 동인이었지만, 결국 분할 결정은 비즈니스 문제에 관한 것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이 커지자 법인 분리 논의에 나섰고 이렇게 하는 것이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세쿼이아의 중국 사업에 대한 정부 당국의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 국가안보 분야 당국자들은 미국 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중국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같은 민감한 기술과 관련한 정보를 중국 정부에 넘겨줄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중국이 최근 미국 반도체회사 마이크론을 제재하는 등 규제에 나선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세쿼이아는 약 반세기 전 창립돼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이외에도 애플과 구글, 에어비앤비 등 스타트업들을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로 성장시켰다.
2005년 세워진 중국 법인은 음식 배달회사인 메이퇀과 온라인 쇼핑몰 핀둬둬에 투자했으며, 약 560억 달러(73조 원)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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