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등 재계 잇따라 전략회의…복합위기 대응책 모색
삼성전자 DX부문, 27∼29일 회의 열고 가전 경쟁력 제고 등 논의
SK, 15일 확대경영회의서 하반기 경영전략 수립…최태원도 참석
LG, 지난달 구광모 주재 전략보고회…롯데, 7월 VCM서 엔데믹 대응 논의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김보경 이신영 기자 =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중 패권 갈등, 공급망 불안 등이 심화하며 국내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삼성과 SK 등 주요 기업들은 잇따라 전략회의를 열어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전환 등 하반기 시장 변화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고 미래 먹거리 확보 방안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 삼성전자, 27∼29일 DX 전략회의…가전·스마트폰 사업 전략 점검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하순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주요 임직원이 온오프라인으로 한자리에 모여 사업 전략과 위기 대응에 머리를 맞댄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사업 부문·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이재용 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추후 사업전략 등을 보고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종희 부회장이 이끄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오는 27∼29일 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다.
소비 침체로 극심한 부진을 겪는 가전 사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과 하반기 공개 예정인 갤럭시Z 폴드5·플립5 마케팅 전략 등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사업부는 작년 4분기에 7년 만의 적자를 냈으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1천900억원에 그쳤다. 이에 최근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주요 7개 가전 법인에 본사 인력을 파견해 현장 지원에 나서는 등 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갤럭시S23 판매 호조로 올해 1분기 실적 방어에 공을 세운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하반기 전략 신제품의 공개행사(언팩)를 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의미 있으니까"라며 국내 첫 언팩을 시사했다.
경계현 사장이 이끄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도 비슷한 시기에 전략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 위축과 재고 조정 등의 여파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며 반도체 사업은 말 그대로 위기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이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8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천46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8.96%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DS 부문은 감산에 따른 업황 개선과 엔비디아발(發)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호재 등의 시장 전망을 토대로 초격차 기술 확보 등을 통한 미래 시장 선점 전략을 재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달 27∼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를 시작으로 한국(7월 4일), 독일 뮌헨, 일본 도쿄, 중국 등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파운드리 사업의 로드맵과 신기술도 발표한다.
◇ SK, 15일 확대경영회의…롯데도 7월 회의서 하반기 전략 모색
SK그룹은 오는 15일 경기도 이천의 SKMS연구소에서 '2023 확대경영회의'를 연다.
SK 확대경영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CEO 세미나'와 함께 SK그룹 최고 경영진이 모여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연례회의 성격을 띠고 있다.
회의에는 최태원 회장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준 SK이노베이션[096770] 부회장, 장동현 SK㈜ 부회장 등이 참석해 상반기 경영 현황을 점검하고, 하반기 경영전략 수립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그룹 미래 성장동력인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의 하나인 반도체가 극심한 불황에 빠진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이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논의도 중점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7월 한국에서 글로벌 법인장 회의를 열어 권역별 전략과 글로벌 전체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다만 올해 개최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이미 지난달 8일부터 계열사별로 순차적으로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열고 미래 사업을 점검했다.
LG그룹은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매년 상반기,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경영실적과 사업전략을 점검하는 사업보고회를 열고 있다.
구광모 회장 주재로 열린 이번 전략보고회는 LG전자[066570]와 LG화학[051910]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가 구 회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고객과 시장 변화에 대한 분석,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 등 중장기 전략 방향과 실행력 제고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오는 7월 하반기 경영 전략 모색을 위한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을 연다.
신동빈 회장과 각 계열사 대표 등이 참석하는 VCM에서는 경제 위기 속 지속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이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 상황이 엔데믹으로 전환된 만큼 이에 따른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를 분석하고 향후 대응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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