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호주 참전용사 사진전…"진정한 영웅은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
시드니서 참전용사 11명 인물사진전 개막…"희생과 헌신 영원히 기억할 것"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지난 2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전쟁기념관인 안작 메모리얼에서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기념해 호주인 참전용사 11명의 인물사진전이 개막됐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참전용사 10명과 이 행사를 기획한 이태우 주시드니 총영사 그리고 데이비드 해리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보훈장관 등 100여명이 참석해 한국전 '정전 70주년'의 의미와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을 되새겼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스펜서 레이너 시버(91) 참전용사는 자신의 사진을 바라보며 "이곳에 오게 돼 매우 기쁘다. 아주 즐거운 모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는 우리가 한국을 북한과 달리 유명하고 번영하게 만들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라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모두 90대 고령의 호주 참전용사들은 전쟁의 참화를 딛고 일어나 놀라운 경제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에 대해 보람과 긍지를 갖고 있다고 입을 모으며 자신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기 위해 애쓰는 한국 정부에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1952년 12월부터 약 1년간 참전한 로널드 찰스 러벌씨는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인물사진전에 참여하게 되어 감회가 깊다"면서 자신의 사진 앞에서 당시 한국에서 희생당한 전우들을 위한 묵념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우리를 영웅이라고 하지만 진정한 영웅은 전장에서 싸우다 전사해서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이라고 덧붙였다.
이태우 총영사는 기념사에서 "호주의 6·25전쟁 참전은 한·호주 양국 우호 관계의 튼튼한 토대가 돼왔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이번 행사에 참여한 11명의 참전용사뿐 아니라 6·25전쟁에서 싸운 1만7천164명의 참전용사 모두의 희생과 헌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데이비드 해리스 NSW주 보훈장관은 "한국전 인물사진전을 통해 참전용사들의 헌신을 기념할 수 있는 기회를 준 한국 정부에 감사한다"면서 "그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후손들에게 전해줄 확실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진전을 준비한 윤태호 사진작가는 "사진을 찍으며 각 참전용사의 이야기를 들었고, 더 겸손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이들의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보람되고 영광스러운 작업이었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기념하는 호주인 참전용사 인물사진전은 안작 메모리얼을 찾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내달 30일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dc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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