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YS 주치의, 네이버 고소…"내 자료 무단 삭제" 주장(종합)
"비공개 '밴드' 계정 정지·삭제·폐기" vs 네이버는 "유해 콘텐츠라 삭제"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주치의를 지내 현직 의사가 네이버를 업무·권리행사 방해로 고소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박경식 박경식남성비뇨의학과 원장은 연합뉴스에 보낸 제보를 통해 자신이 수년 전 '네이버 밴드'에 비공개로 개설한 '예술', '돌아보니' 계정에 대한 이용을 정지하고 자료를 삭제·폐기한 네이버를 경기도 성남시 분당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소장에서 해당 밴드가 환자 진료 및 세미나 등에 이용하기 위해 모아둔 성 의학 관련 자료와 회고록 집필을 위해 십여 년간 수집한 중국, 일본, 대한민국 현대사 관련 논문·문헌들을 보관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네이버는 타인에 노출될 우려가 전무한 밴드를 외설물이나 청소년 유해 콘텐츠라는 이유로 두 밴드에 대해 계정 이용 정지와 더불어 해당 자료를 삭제·폐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밴드에 보관 중이던 자료를 복구한 뒤 탈퇴할 수 있도록 네이버가 계정 이용 정지를 해제해주든가 삭제된 자료를 반환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해당 밴드가 '청소년 유해 콘텐츠'로 판단돼 이용을 정지시키고 자료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법무 검토를 거친 결과 해당 밴드가 청소년 유해 콘텐츠라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유해 게시물로 판단된 건들을 제외한 그 밖의 자료들은 별도로 백업해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AI의 실수에 따른 자료 파손과 반환 불가 사실을 감추기 위해 불법 운운하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환자 진료와 저술 활동에 차질을 발생케 함은 물론, 도를 넘는 개인의 사생활 자유를 침해하는 네이버의 행위를 엄정 수사하고 처벌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또 네이버가 유해 게시물로 판단한 것을 제외한 자료들을 전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메일로 보낸 자료를 확인해보니 글자가 깨져 있거나 본문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 등 상당 부분이 온전하지 않았다"며 "자료를 온전하게 USB(이동식저장장치)에 넣어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YS 재임 시절 주치의로 일했고 YS의 차남 김현철 씨와 의료기기 제조업체 메디슨 관련 비리 의혹을 제기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의혹 제기 과정에서 유출된 비디오테이프가 실마리가 돼 현철 씨가 YTN[040300] 사장 선임에 개입한 혐의 등이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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