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어린이날인데…공습으로 우크라 키이우서 어린이 2명 숨져

입력 2023-06-01 15:37
수정 2023-06-02 13:59
국제 어린이날인데…공습으로 우크라 키이우서 어린이 2명 숨져

"대부분 격추된 무기 잔해에 피해"

젤렌스키 "러시아 침공 이후 어린이 483명 사망·1천명 장애"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최근 러시아가 연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폭격으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최소 3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이날은 우크라이나 등 유럽 동구권에서 국제 어린이날로 기념하는 날이다. 다른 나라에선 주로 유엔 아동헌장이 발표된 11월 20일을 기념일로 맞춘다.

AP, AF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오전 3시께 지대지 미사일로 키이우에 폭격을 퍼부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예고된 가운데, 러시아군은 연일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대규모 공습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드론 등을 이용해 17차례에 걸쳐 키이우를 공격한 러시아는 6월 첫날 이른 아침부터 다시 키이우를 공습했다.

이날 폭격으로 시내 곳곳의 아파트와 병원, 송수관, 차량 등이 파괴됐다.

키이우 시 당국은 이날 데스냔스키 지역에서 3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2명은 어린이로, 연령대는 각각 5∼6세, 12∼13세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이날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발생한 키이우 사상자 수는 5월 이후 가장 많다.

키이우 시 당국은 경고 사이렌을 울려 주민들에게 대피소나 안전한 장소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키이우의 방공망은 이날 날아온 무기를 모두 격추했지만, 이 과정에서 떨어진 잔해로 인한 2차 타격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AP는 전했다.

데스냔스키 지역에는 드론 등의 잔해가 병원과 건물 인근에 떨어졌다. 드니프로우스키 지역에선 주택과 주차된 차량, 길 등이 잔해에 맞았다.

이날은 우크라이나 등 동구 문화권이 지정한 국제 어린이날임에도 폭격으로 어린이들이 희생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국제 어린이날 콘퍼런스 연설에서 "지난 15개월 동안 이어진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어린이 최소 483명이 숨지고 1천명 이상이 장애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전쟁으로 처절히 파괴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사는 8세 소년이 쓴 일기에 "전쟁. 나는 잘 잤고, 일어났고, 웃었다"라는 구절이 있다고 소개하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15개월간 러시아의 침략과 테러로 아이들의 기본적인 인권인 안전한 주거환경을 누릴 권리를 비롯해 교육의 권리, 발달의 권리, 건강 관리의 권리, 휴식·여가의 권리 등을 침해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는 483명의 아이들을 죽였다. (이들의 죽음을) '러시아 공격의 희생자였다', '무력 충돌의 결과로 사망했다'는 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러시아가 이 아이들을 죽였다"라며 러시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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