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숙원' 암모니아 수출길 열리나…유엔 곡물협정 확대 추진
우크라 항구서 막힌 암모니아 수송 제안…대신 우크라산 곡물수출 보장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유엔이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확대하려는 취지에서 러시아의 '숙원'인 암모니아 수출에 물꼬를 터주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유엔은 그간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가로막힌 러시아산 암모니아를 이송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할 것을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러시아에 제안했다.
이와 동시에 유엔은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수출하는 항구 수를 늘리는 등 흑해곡물협정을 확대하기 위한 병행 회담이 열리기를 바라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유엔이 곡물 수출에 대한 작업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당사국들에 상호 이익이 되는 방식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봉쇄한 흑해 항구를 통해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다시 수출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4자 간 성사됐다.
그러나 러시아는 협정 내용의 일부인 러시아산 곡물·비료 수출은 여전히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협정이 중단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협정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3월 연장됐고, 이달 중순에도 협상 난항 끝에 중단 하루 전에 2개월 연장됐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와 튀르키예는 유엔의 이번 제안에 동의했지만, 러시아는 아직 입장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흑해곡물협정 실무를 총괄하는 공동조정센터(JCC) 업무를 개선하고 흑해곡물협정의 일부인 러시아의 암모니아 수출 문제도 해결하기 위한 구상을 협정 당사국들에 제안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대화는 계속되고 있으며, 당장 언급할 것은 많지 않다"며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흑해곡물협정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며 대립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지난달 중순부터 흑해곡물협정 이행을 비이성적으로 제한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면서 우크라이나 항구를 통한 암모니아 수출을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이 파이프라인을 통한 러시아 암모니아 수출을 허용하는 대신 흑해곡물협정의 정상 이행에 관한 러시아와 유엔의 보장을 받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흑해곡물협정이 더 많은 항구와 물자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된다면 자국 영토를 통해 러시아 암모니아를 수출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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