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군벌들 정전협정 5일간 연장…"전투 지속에 실효성 의문"
22일 시작된 1주일 휴전, 추가 연장…WFP, 하르툼 식량배급 시작
로이터 "유혈충돌 이후 수단 최대 고아원서 아기 수십명 사망"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한 달 반 동안 무력 충돌을 이어온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29일(현지시간) 인도적 휴전을 닷새간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양측이 이제까지 빈번하게 휴전 합의를 깼던 만큼 실효성에 의문이 이어진 상황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양측의 휴전 협상을 중재해 온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은 지난 22일 밤 9시 45분부터 1주일 기한으로 시작된 휴전 만료 직전에 양측이 협정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 나라는 성명에서 휴전 기간 양측에서 교전이 벌어지기는 했으나 사람들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할 기회가 됐다면서 "연장으로 추가 인도주의 지원과 복구, 필수 서비스, 추가 연장 논의를 위한 시간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수단에서는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과 모하메드 다갈로 사령관의 RSF가 조직 통합 문제로 갈등을 빚은 끝에 사실상의 내전을 벌이고 있다.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가까스로 성사된 인도주의적 휴전이 지난 22일 밤 시작되고 나서 며칠간은 전투가 다소 잦아들었으나 산발적인 충돌과 공습은 이어지고 있다.
휴전 연장 합의가 이뤄지기 불과 몇 시간 전에도 하르툼과 옴두르만, 바리 등지에서는 전투가 벌어졌으며 그 강도는 지난 사흘보다 더 높았다고 주민들이 전했다.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은 휴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수정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수단 유혈 충돌로 주민들은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수단 보건부는 사망자를 700여 명으로 추산하지만, 실제 사망자 수는 그보다는 훨씬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부 다르푸르의 알주네이나에서 별도로 집계된 사망자 수만 510명에 달한다.
피란민은 14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르툼에서는 공장이나 사무실, 주택, 은행 등이 약탈당하거나 부서졌고 정전과 단수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의약품과 의료장비도 부족한 실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유혈 충돌 이후 6주간 수단 최대 규모의 국영 보육원에서 최소 50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고 관계자들은 인용해 보도했다.
사망자 중에는 돌이 지나지 않은 아기도 20여 명 포함됐으며, 영양실조와 탈수, 감염 등이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들을 돌볼 인력이 부족하고 온도 조절과 살균 등에 쓰여야 할 전력도 계속 끊기는 열악한 환경 탓이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유혈 사태가 처음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 27일 수도 하르툼에서 식량 배급이 시작됐다.
WFP는 하르툼에서 식량 배급은 사흘간 진행되며 최소 50만명에게 배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WFP는 수단에서 향후 수개월간 최대 250만명이 기아에 처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