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뇌물'로 계약 따낸 혐의로 英방산업체 2곳 입건

입력 2023-05-30 11:05
인도, '뇌물'로 계약 따낸 혐의로 英방산업체 2곳 입건

"BAE시스템·롤스로이스, 2003~2012년 비위 저질러"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영국 방산업체인 BAE시스템과 롤스로이스가 인도 정부에 고등훈련기 공급 및 제조 허가 계약을 따내기 위해 중개인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인도 수사당국에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는 30일(현지시간) 이들 업체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이 같은 비위를 저질렀다며 인도중앙수사국(CBI)이 2016년 조사에 착수해 7년 만인 지난 23일 이들 업체를 입건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와 힌두스탄타임스가 입수한 CBI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고등훈련기를 제조하는 이들 업체는 2005년 호크 115 고등훈련기 24대를 7억3천421만 파운드(약 1조2천억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인도 측과 맺었다.

이들 업체는 또 3억825만 파운드를 받고 같은 기종의 훈련기 42대를 인도가 제조하도록 자재와 기술을 이전하는 제조 허가 계약도 체결했다.

인도 정부는 2008년과 2010년 사이 BAE시스템과 별도로 고등훈련기 57대에 대한 제조 허가 계약을 950억 루피(약 1초5천억원)에 맺었다.

이 과정에서 이들 업체와 직원들은 엄청난 규모의 뇌물과 커미션, 사례금을 중개인들에게 건넸고, 중개인들은 인도 정부 관리들에게 압력을 행사해 이들 업체의 계약 확보를 도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롤스로이스는 자사가 2017년 중국, 인도, 태국 등의 나라들과 거래한 것과 관련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영국 중대비리수사청(SFO)에 4억9천700만 파운드의 벌금을 냈을 당시에 현재 인도 당국이 조사하는 내용이 드러나게 됐다고 말했다.

롤스로이스 대변인은 자사가 인도 당국의 수사에 계속 협조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사업상 비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높은 윤리적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BAE시스템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조사에 대해 코멘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만 말했다.

인도 국방부도 코멘트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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