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인디500' 여성 출전자 1명…100년 역사상 9명뿐
캐서린 레그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출전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북미 최대 규모 모터스포츠 축제 '인디애나폴리스 500마일'(인디500) 개최를 앞두고 이번 대회에 단 1명 뿐인 여성 출전자에 관심이 쏠렸다.
26일(현지시간) NBC스포츠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는 28일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모터스피드웨이에서 열리는 제107회 인디500 대회에 영국의 프로 카레이서 캐서린 레그(42)가 출전한다.
레그는 인디500 107년 역사상 단 9명 뿐인 여성 참가자 중 1명으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트랙에 오른다.
AP통신은 2013년 당시 인디500에 기록적으로 4명의 여성 레이서가 출전했었다고 전했다.
레그는 "새라 피셔(42·미국)와 대니카 패트릭(41·미국)이 활약한 시기였고 그외 시모나 드 실베스트로(34·스위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여성 출전자 수가 눈덩이처럼 커져갈 것이라 기대했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레그는 '자동차 경주 최고의 스펙타클'(The Greatest Spectacle in Racing)로 불리는 인디500의 유일한 여성 출전자로 그리드에 선다.
인디500은 미국의 여성 레이서 재닛 거스리(85)가 1977년 처음 출전 자격을 따내면서 도전자들이 늘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2020년,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여성 출전자 '0'명을 기록했다.
드 실베스트로는 2021년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팀을 꾸려 인디500에 출전, 관심을 모았으나 지난해 또다시 여성 출전자가 단 1명도 없는 대회로 치러졌다.
AP통신은 레그가 이번 대회 출전 자격을 어렵사리 획득했고 연습 중 사고도 있었다며 하마터면 올해 대회도 전원 남성으로 치러질 뻔했다고 전했다.
레그는 "10년 사이 여성 출전자가 늘기는 커녕 더 줄었다.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100여년 동안 9명이 아니라 한 대회에 최소 9명의 여성 레이서가 출발선에 설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AP통신은 "그런 날이 곧 올 것 같지는 않다"며 "인디NXT 이번 시즌에 여성 참가자는 제이미 채드윅(25·영국) 1명 뿐이고 USF 프로2000에는 린지 브루어(25·미국)가 여성으로서는 유일하게 참가하며 '포뮬러 원'(F1) 참가를 꿈꾸는 이들이 출전하는 차세대 대회에서 여성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이어 "카레이싱은 6세가 되기도 전에 시작되는 입문 단계에서부터 남성이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여성은 견뎌내야 할 일들이 많다"며 "최고 단계에 올라서도 카레이서들은 종종 인디 프로그램이 요구하는 막대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후원을 끌어내야 한다. 남성 중심의 필드에서 여성에게 어려운 일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레그는 "인디500에 다시 출전하게 돼 기쁘다"면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내년에 꼭 다시 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매년 미국 메모리얼데이 주말에 열리는 인디500에는 30만 명 이상의 관중이 모인다.
33대의 오픈휠 자동차가 인디애나폴리스 모터스피드웨이 2.5마일(약 4km) 트랙 200바퀴(총 800km)를 돌며 경주를 벌이는 대회로 '포뮬러 원'(F1)·르망24시'와 함께 세계 3대 모터스포츠로 손꼽힌다.
지난해 우승상금은 310만 달러(약 41억 원) 총 상금액은 1천600만200달러(약 210억 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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