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성토장된 교통장관회의…원희룡 "우크라 전방위 비군사지원"

입력 2023-05-26 16:06
러 성토장된 교통장관회의…원희룡 "우크라 전방위 비군사지원"

ITF 교통장관회의서 '우크라 특별 라운드테이블 회의'

개최국 독일 '러시아오면 비용 못내'…러시아 '화상 참여'

원희룡 "우크라 건설지원, 비살상 전투지원행위로 볼 수 있어"



(라이프치히=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교통포럼(ITF) 교통장관회의 이틀째 회의는 러시아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각국 교통 분야 장·차관들은 우크라이나 지원 의사를 밝히며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비군사적 지원을 전방위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ITF 교통장관회의 둘째 날인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특별 라운드테이블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원 장관을 포함해 23개국 장·차관과 8개국 실무진이 참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정상화된 ITF 교통장관회의지만, 러시아와 우방국 벨라루스는 참석하지 못했다. 교통장관회의 개최국인 독일이 '러시아가 회의장에 오면 비용을 댈 수 없다'고 한 데 따른 것으로, ITF 회원국인 러시아는 일부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했다.



각국 장관들은 파괴된 도로·철도의 긴급복구와 우크라이나 경제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곡물 수출의 정상화를 지원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원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열린 정상회담에서 지뢰 제거 장비, 긴급후송차량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원 장관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재건에 필요한 약 5천개의 프로젝트 정보를 제공받기로 했다"며 "우크라이나와 구체적 논의를 이어갈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귀국하는 대로 한·우크라이나 화상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 정부는 비군사적 지원을 전방위로 해나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정부가 직접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재건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 연결과 ODA(공적개발원조) 등을 통한 금융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회의 참석 이후 출장기자단과 만나 "러시아와 그 지지국들에 대한 (각국 장관들의) 비판 어조가 상당히 강했다"고 전했다.

안건 의결을 진행하는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ITF 회원국 사이에선 날 선 발언이 오가기도 했다.

원 장관은 "(우리 정부가 군사 지원이 아닌) 간접 지원을 한다고 해서 비중이 작다고 볼 필요는 없다"면서 "도로 복구, 곡물 수출을 위한 항만·철도·대체수송로 건설 지원 등도 비살상적인 전투 지원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우리의 존재감과 국제사회에서의 기여도를 느끼게 해야 한다"며 "기여는 하지 않으면서 불난 집에서 밤송이를 주워 먹으려는 식의 이익을 앞세운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토부 출신인 김영태 사무총장이 이끄는 ITF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정보·자금조달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밝혔다.

원 장관은 "사무총장 보유국으로서 한국이 국제기구에서 역할이 커질 수 있다"며 "ITF는 교통분야 전문이지만, 이를 출입구로 다른 분야까지 갈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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