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샌티스 공식 등판에도…트럼프, 첫 경선지 아이오와서 '압도'
에머슨大 조사 트럼프 62% vs 디샌티스 20%…3월 조사결과 뒤집어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공식 가세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뜨거워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주(州)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 에머슨대가 지난 19∼21일(현지시간) 아이오와 등록유권자 1천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공개한 결과(오차범위 ±2.9%포인트)에 따르면 공화당 가상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62%의 지지로 20%에 그친 디샌티스 후보를 크게 따돌렸다.
공화당의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는 초반 판세를 가를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다만 이번 여론조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실상 유일한 경쟁자로 분류되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전날 출마 선언을 하기 전에 이뤄졌다. 공화당에 한 명뿐인 흑인 연방 상원의원인 팀 스콧도 여론조사 직후에 공식 출마 선언 행사를 했다.
이 때문에 출마 공식화로 인한 붐 조성 등 컨벤션 효과가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디샌티스 후보가 트위터를 통해 출마 선언을 할 것이란 보도는 이미 지난 18일에 나왔고, 스콧 의원 역시 19일에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출마 서류를 제출해 사실상 여론조사 전에 이들의 경선 진출 사실이 세간에 알려졌었다.
특히 지난 3월 공화당 여론조사기관인 '퍼블릭 오피니언 스태래티지'의 아이오와 공화당 지지층 대상 조사에서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45%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37%)을 8%포인트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었다.
조사 기관이 다르긴 하지만 두 달 만에 전세가 완전히 역전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11월 출마를 선언할 때만 해도 하락세였지만, 대통령 시절 기밀문건 반출 사건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을 계기로 지지세를 회복하다가 성추문 입막음 돈 제공 의혹 등으로 형사기소된 뒤 '정치수사'라고 받아치면서 오히려 당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굳히고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전날 트위터 출마 선언 행사에서 '패배 문화'를 언급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격했고, 트럼프는 출마 생중계가 기술적인 문제로 자주 끊어진 점을 거론하며 '재앙'이라고 비꼬는 등 초반부터 신경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번 여론조사를 맡은 스펜서 킴볼은 "트럼프의 리드는 지난 3월 뉴햄프셔 여론조사에서 디샌티스를 41%포인트 앞선 결과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 지지층의 35세 미만 유권자 75%, 대학 학위가 없는 유권자 70%가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며 "디샌티스는 대학원 학위 소지자 사이에서 29%로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높지만, 여전히 트럼프의 37%를 뒤쫓는 형국"이라고 전했다.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각각 5%의 지지를 받았고, 스콧 의원 3%, 기업가 비백 라마스와미 2%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이오와 가상경선에서 69%의 지지율로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 작가 메리앤 윌리엄슨은 각각 11%, 10%의 지지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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